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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tter B May 02. 2024

코미디의 왕 #2







나는 그렇다 할 만한 지시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왜일까.


나는 이 머리가 하이야 질 것 같은 여름날을 기억한다.

우중충하고 교합이 맞지 않아 언뜻 불쾌감이 든다.

금새 붕괴되어질 것만 같은 씬(scene)의 나열, 그 어중띤 사이를 오고 간다.


나는 자연스러움을 연출한다. 

그 세밀한 부교합이 엉클어지는 일 없이 주연과 조연 구분이 없다.

나는 움직임을 읽어내느라 사라진 빈 틈에도 그렇게 단정하다.


그녀가 발견하는 것은 무엇인가.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너무 세심한 교합이지 않은가.

나는 원인을 따라 곰곰이 서 보지만 마땅한 것이 없다.

저기 멀리 다음 장을 알리는 마지막 출연자가 대기 중이다.

새로운 서사라고 하기엔 너무 뜬다.


나는 아주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을 알면서도 서두르지 않는다.


머리를 죄여오는 고통을 재고 나면 이상하리만치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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