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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tter B May 0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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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도 개운치 않다. 벌써 수 일이다. 

이러한 매너리즘에 도달하기까지의 원인을 살피자면 나는 역시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다. 


나는 어제까지 기사를 작성하고 있었고, 시간의 틈 사이로 해야 할 일들을 휴대전화 가득 메모해 놓았다.

본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3시간째 소파에 앉아, 화면 앞 정면을 응시하는 중이다.

노트북 우측 하단으로는 12개의 숫자들이 고정되어 있다. 나는 하염없이 졸음이 쏟아져 고개를 덜굴즈음에야 숫자에 눈을 옮기지만 무엇이 바뀌었는지 분간하지 못한다.


오늘도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거실 유리창 너머로는 계절을 가늠하기 어려운 우중충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나는 컴퓨터 화면 너머의 뉴스 기사들을 훑어 내린 뒤 뒷방 늙은이처럼 고개를 끄덕이다가는 다시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다. 언제부터 이런 뜨드 미지근한 태도가 몸에 배었는지 가늠할 수 없다. 나의 사고는

지나치게 분석하고 있었다. 다행이다.


유머는 사라진 지 오래다.  나는 맹물에 돌을 던지듯 글을 적어내다 헛웃음을 짓는다.

그 수많던 복제의 환영은 헌 옷을 벗어던지듯 새 옷을 갈아입고도 불만이 많다.

어제의 그림자는 신이 나 거리를 활보한다. 

나는 생전 본 적이 없는 듯 한참이나 지나야 고개를 끄덕인다. 

분해된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분해된 것이 없다고 한다. 


의사는 묻는다. 


과거에 겪으셨던 적이 있나요?

- 필시 매너리즘에 관한 것이라면 그렇다고 응답해야 한다. 

직업이 무엇이죠?

- 5년 째 집에서 보수 없이 작업하는 일이 있습니다.

작업은 하루에 몇 시간 정도 하시나요?

- 기본적인 노동 생산량에 비례합니다. 

스트레스가 좀 있으신가요?

- 없다고는 할 수 없네요. 하지만 직업 특성상 꽤 즐거운 쪽이라고.


오며 가며 인사를 건네는 이도 드물다. 

가는 둥 마는 둥 각자의 신호는 마침내 밝다. 


- 그러니까 언제인가 뵌 적이...


분해된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분해된 것이 없다고 한다. 


이 즈음되면 관객의 입장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닌지 배우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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