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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들쥐 03화

소금장수

by Letter B




그것은 소금을 사고 파는 일과 같다.

나는 그를 소금 장수라고 불렀다.


목재로 구성된 가새구조 위에 보와 서까래가 지나간 자리에는 대파 소리만이 교차한다.

밀물이 지나간 자리다.

촤악 -

촤르르 촤르르 -

강렬한 태양볕이다.

맑간 해수 아래 하나 둘 하얀 소금 꽃이 핀다.

하이얀 소금 전이 핀다.

대파를 치는 이가 물살을 가르며 고요한 정적을 헤친다.

촤악 -

촤르르 촤르르 -

대파질이 어슷하게 이어진다.

바람 결에 뭉친 자리를 고르게 펴주면 어느 새 하이얀 소금 전이다.

나는 알싸하게 번지는 짠내를 흠흠 훔치며 가라앉은 것을 가만히 응시한다.

툭하고 떨어질 것 같더니 어느 새 결정이다.

살살살 물살이 인다.

이리저리 구르는 것은 결정이다.


그가 대파질을 멈추고 성큼성큼 보를 타고 오른다.

넓은 결정지 위 끝없이 볕이 반짝거린다.

잠시 아무것도 없다.

그가 해전의 경계에서 물꼬를 틀자 결정지의 해수가 요동치기 시작한다.

나는 성급히 해수 안으로 손을 넣어 결정을 집어 본다.

손바닥 위로 이리저리 구른다.

휘휘 손으로 두어번 저으면 어느 새 새하얀 손등이 드러난다.

그야말로 투명한 물이다.


나는 바닥에 엉겨붙은 민낯이 훤히 드러난 짠 개흙을 한 입 베어 물고는 물었다.


- 이 정도면 깔끔하지 않소?


그가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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