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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린 Jan 25. 2024

ep6. 새해 소망

내 젊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채워야 하나

매년 연말이면 공책을 펼쳐놓고 새해에 이루고 싶은 목표 9가지를 적는 나만의 전통이 있다.

10개도 아니고 애매하게 왜 하필 9개냐 하면, 다 이유가 있지. 새해 소망으로 3x3 빙고판을 채우기 위해서다.

하나씩 이룰 때마다 빙고판에 X표 치는 희열을 느낄 수 있고, 3개만 이뤄도 한 줄은 끝냈다는 안도감이 든다.

물론 다 이뤄서 빙고를 모두 완성하면 더 큰 카타르시스를 맛볼 수 있다. (얻는 건 그게 다다.)


소망은 주로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의 중간지점에서 정해지는데, 대개는 어렵지 않은 것들로 이뤄져 있다. 조금만 노력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으나 그 또한 게을러 미루다 보면 다음 해 또 그다음 해에도 계속 반복되어 적히기 쉬운, 그런 것들.


올해는 지난해에 완수하지 못한 몇 가지들과 24년에만 해낼 수 있는 계획들로 꾸려보고자 한다.

곰곰이 고민을 하다 보니 역시 올해의 가장 큰 일은 결혼이지 싶다.

목표라고 할 수 있을까? 싶지만 일단 적어보자.


무사히 결혼식 잘 마치기.


결혼을 준비하면서 끝내 결혼에 이르지 못하고 파혼으로 끝을 맞이하는 커플들이 적지 않다.

이혼보다는 파혼이 낫다고, 요즘 쉬이 쓰이는 말이다.

둘이서는 죽고 못살던 커플도 일단 돈 얘기가 오고 가면, 어른들 개입이 시작되면, 집안과 집안 사이 불협화음이 계속 쌓이면서 마찰을 빚어내기 일쑤.

행복하려고 시작한 결혼준비가 한 걸음 한 걸음 떼기가 무섭게 불행해질 수도 있다.

이 사람과 함께하는 미래가 확신에서 의문으로, 종국에는 불행으로 이어진다면 파혼은 정해진 결말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무사히 결혼식을 잘 마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

이대로 순탄하게 흘러가기만 하면 X표를 칠 수 있는 아주 쉬운 소망이지만 올해 이루어낼 업적들 중 단연 가장 중요한 일!


그러므로 잘 해내야 하고, 잘 해내고 싶은 소망을 담아 빙고 가운데 칸에 번듯하게 적어본다.

빙고는 응당 가운데 칸부터 없애는 게 국룰이니까.

빙고판의 근간이 되어 여러 갈래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가운데 칸처럼 결혼식을 잘 마치는 것이 2024년 내 인생의 이뤄내야 할 여러 업적들의 근간이 될 것은 분명하다.

가화만사성, 다들 아시죠?


행복한 결혼식 그리고 행복한 한 해를 위하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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