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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단 Jan 30. 2024

겨울 영하 -40도 현실 삶에 대하여

사람이 살 수 있나요??

 저희가 처음 에드먼튼인지 에드먼턴인지도 헷갈리는 곳을 처음 가려고 하니 많은 한국 분들이 "그렇게 추운데서 어떻게 살려고?" 라는 말씀들을 하셨어요. 평소 추위에 취약한 저의 건강을 많이들 염려하셔서 해 주시는 말씀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저희의 상황은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었습니다. 현지에 계신 분들의 조언도 들어보았는데 살아보신 분들 하시는 말씀이 하나같이 "생각보다 그렇게 춥지는 않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영하 40도의 날씨에 어떻게 생각하면 그렇게 춥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살아보니 딱 그 말이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온타리오 런던에 6년 정도 살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추위가 느껴지는 정도는 비슷한 것 같아요. 물론 영하 30도 밑으로 떨어지면 확실히 다릅니다. 뭔가 세상이 얼어붙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겨울왕국 좋아하시면 추천ㅎㅎ) 약간 동화같은 비현실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하 10도 밑으로 가지 않는 한 아니, 영하 20도까지 가지 않는 한 진짜 살만한 것 같습니다. 런던과 꽤 큰 기온차에도 추위가 체감적으로 비슷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에드먼튼 기후가 매우 건조하기 때문입니다.


 습도가 런던보다 훨씬 없어서 드라이한 추위에요. 눈이 와도 런던에서는 몇 번 삽질에 허리가 부러질 것 같다면, 여기는 그냥 장난이죠. 눈이 너무 가볍고, 블로어로 그냥 날려버리기도 합니다.(하지만 영하 30도에는 손에 감각이 없다는게 함정ㅎㅎ)


이전에 들었을 때는 눈을 날려버린다는게 사실인가 했는데 정말 사람들이 그렇게 눈을 치우더군요ㅎㅎ 그래서 이 드라이한 기후 때문에 추위가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느껴집니다. 런던에 비하면 강설량도 적기 때문에 눈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덜합니다. 눈이 내리는 것도 너무 예쁘더라고요. (저만의 감성일 수 있습니다ㅎ)


 그래서 결론은 에드먼튼 겨울 영하 40도에도 살 만 하다. 입니다.ㅎㅎ 장도 보러가고 할 거 다 합니다. 학교도 아이들이 싸매고 걸어가는 모습도 보입니다. (영하 22도까지는 밖에 나가서 노는 활동도 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추위 취약한 1인은 영하 30도 내려가면 집에서 전기 히터 옆에 붙어 삽니다. 춥기는 정말 추워요.


 겨울 내내 그런 날씨는 아니고, 가장 추운 한 달 정도 한 주 그렇게 춥고 다음 주는 좀 풀리고 그런 것 같아요. 특히 요즘은 기후 변화로 한 해 한 해 다르다고 하네요. 저도 3번째 겨울인데 적응해가는 과정인지 올해가 제일 살 만 한 것 같아요. (아니면 에드먼튼 오래 거주하신 분들께서 정정해 주셔요ㅎ)


 하지만 개인적으로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보다 에드먼튼 겨울이 힘든건 너무 길어서입니다. 캐나다 겨울이 어디든 길겠지만 런던 같은 경우도 4월이면 푸릇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 곳은 5월도 겨의 겨울의 연장선인 느낌입니다. 그러다 환상적인 여름이 6월에 시작이 되죠. (개인적으로 여름 날씨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에드먼튼의 큰 장점은 이 환상적인 여름 날씨에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로키를 3-4시간만에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캘거리에서는 더 가깝죠) 사실 현지 캐네디언들은 저희가 에드먼튼 간다고 하니까 부러워하더라고요. 아름다운 산들이 많은 곳으로 간다고요ㅎ 듣기 좋은 말 해주신다고 하신 말씀들이기도 하겠지만, 살아보니 정말 큰 장점이 맞습니다.



 사실 그보다 거주 지역을 선정하실 때 에드먼튼의 큰 장점은 안정적인 집값이지요. 렌트비는 여기도 요즘 많이 오르긴 했지만 밴쿠버와 토론토에 비하면 아주 저렴한 가격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살았던 런던도 장점이 많지만 갈 곳이 한정적이라 저는 사실 좀 답답한 느낌이 있었어요. 에드먼튼은 저에게 이케아가 있어서 참 좋습니다.(이케아 유무에 따라 나뉘는 저의 주관적인 기준입니다ㅎㅎ) 도시가 좀 더 크고 런던과는 분위기도 많이 달라요.(인구가 에드먼튼이 두배 정도 많죠) 정감 있는 런던이 그리울 때도 있어요.(지금은 또 분위기가 많이 다르죠?) 


 에드먼튼에 살면서 한가지 좀 불편하다고 느낀 것은 도로 정비가 좀 맥락이 없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저도 운전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온타리오쪽과 비교하면 뭔가 도로가 정비가 잘 안되어 있고 표지판이나 갈림길도 너무 갑자기 나와 당황스러운 느낌. 아직 적응이 덜 되서 그런것일수도 있지만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어쨌든 저희는 이제 만 3년을 채워가고 있는데요, 아이 키우면서 소소하게 살기에 괜찮은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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