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항상샬롬 Jul 12. 2020

결혼하고 살이 찌는 이유

15년 차 동갑내기 부부의 결혼생활 이야기 10

    나는 살이 안 찌는 체질인 줄 알았다. 초등학교 때도 무척 말라서 빈혈로 자주 쓰러지는 편이었고 커서도 대학교 입학해서 몇 달간 살짝 통통해졌던 때가 있었는데 금방 살이 빠졌고 결혼 전까지 몸무게는 165센티에 49킬로였다.


  태어나 결혼 전까지 몸무게가 50킬로를 넘은 적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결혼 전까지는 음식도 적게 자주 먹고 워낙 바쁘고 활동적으로 지냈던 때라 살이 찔 수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보니 살이 찌는 이유가 다 있었다.


첫째, 결혼하자마자 내가 요리를 잘 못하니 외식을 자주 하게 되었다.


둘째, 남편의 퇴근이 늦으니 출출한 남편의 야식을 차려주다 나도 옆에서 조금이라도 음식을 먹게 되었다.


셋째, 책을 보며 요리실력이 늘면서 요리하는 재미에  빠지다 보니 음식 맛을 보면서  자주 먹게 되었다.


넷째, 남편이 밥을 너무 맛있게 먹는다.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입맛 없는 사람도 남편과 같이 있으면 식욕이 돋을 정도였다.


다섯 번째, 결혼하고 부부가 둘 다 마음이 편해지니 몸도 편해지더라. 특히나 남편들은 결혼하고 나면 더 안정적이 되고 바깥일만 신경 쓰면 되니 실제로 집안일, 부모님에 대한 것들까지 아내들이 다 신경 쓰고 관리하게 되면서 더더욱 마음이 편해져 살이 찌는 경우가 많았다.


여섯 번째, 결혼 전까지 한 번도 놀아본 적 없이 바쁘게 직장 생활하며 살았던 내가 결혼 초반에는 6개월 정도 쉬면서 집안일만 하며 신혼생활 적응을 했는데 그래서인지 몸이 편해지니 살이 찌기 시작했다.


일곱 번째, 임신 노력을 위해 과배란 주사, 즉 호르몬 주사를 맞다 보니 살이 쪘다. 6년 동안 맞은 호르몬 주사가 엄청난 양이었을 것이다.


여덟 번째, 임신하고 열 달간 살이 찐다. 첫애 때는 20킬로까지, 둘째는 7킬로가 쪘었다. 그 찐 살이 출산하면 바로 빠지는 게 아니니 참 슬픈 일이다. 특히나 첫애 때는 또 유산이 될까 봐 열 달간 집에서 누워서만 보냈다.


아홉 번째, 육아 중에 아이들이 먹고 난 이유식, 음식들을 먹으면서 찐다. 그리고 육퇴 후 남편과 맥주 한잔, 또 안주를 먹으며 찐다.


열 번째, 나잇살로 찐다. 마흔 살이 넘을 때부터 살이 찌는 건 쉬운데 살을 빼는 건 10배 이상 힘들었다. 이렇게 힘든 나이에, 마흔 중반에 둘째를 낳았으니. 쿨럭.


열한 번째, 늦게까지 남편과 TV나 영화를 보게 되면 출출하니 먹게 되면서 찐다.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게  싫어지기 시작했는데 남편이 찍은 아이들 사진에 살짝 나온 내 모습이 너무너무 싫어서  화가 나고 속상했던 적이 있었다. 마치 후덕한 엄마 황소개구리 같이 보였다. 쿨럭.

  



 첫째가 6살,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댄스 다이어트 운동을 다니며 열심히 살을 잘 빼고 있었는데 그때 딱 둘째가 생겼더랬다. 이제 둘째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으니 다시 또 운동을 하며 살 뺄 일만 남았다.

 

  부부간에도 뚱뚱한 남편, 뚱뚱한 아내보다 날씬하고 건강한 모습들이 더 이뻐 보이고 좋아 보이며 건강을 위해서라도 운동을 하며 적당한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이 좋으니 남편과 같이 열심히 운동해야겠다.



살이 찌니 손도 찌더라. 흑흑.(최대한 날씬해 보이려 노력하며 찍은 손 사진)

  

이전 10화 설거지하다 엉엉 울어버리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