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어.”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 보고 싶다는 너의 말에 놀라 물었다.
“무슨 일 있어?”
“아니.”
“근데 갑자기 왜….”
“보고 싶으니까.”
너의 엉뚱한 말에 피식 웃고는 말았다.
“나도.”
내 대답에 냉랭히 울리는 너의 목소리.
“내가 그렇게 대답하지 말랬지.”
보고 싶단 말에 정답이 있었던가.
연애라는 게 언제부턴가 문제풀이가 돼가고 있었다. 지금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너와의 관계에 있어 다른 문제에 봉착할지도 모른다. 조금 더 심오하고 어려운 문제에. 분명 넌 이 문제에 대해 정답을 알려줬으리라. 하지만 기억나질 않는 걸.
“그럼?”
네가 크게 한숨 쉰다.
“내가 보고 싶다고 하면 오빠도 보고 싶다고 해야지. 오빤 나 안보고 싶어?”
“보고 싶어. 그래서 나도라고한건대….”
다시 한 번 한숨이 넘어온다.
“됐어. 끊어.”
제멋대로 끊어져버린 전화를 잠시 멀뚱히 바라본다. 또 다른 문제에 봉착했군. 다행히 이 문제는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화기를 들자 다시금 벨이 울린다. 너였다.
“보고 싶어.”
뜬금없는 너의 말에 내가 답한다.
“지금 갈게. 어디야?”
그제야 네가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