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빗소리가 어지간히 부산스럽다.
비 오는 날 아침에 일어나는 것처럼 힘든 일이 또 있을까. 겨우 눈만 뜨고 욕실로 간다. 따뜻한 물로 몸을 적시자 노곤함이 밀려온다.
아, 비가 오니 이건 좋네. 더워서 매번 찬물로 샤워했는데 얼마만의 따뜻한 물인가.
움직이지 않으려는 몸을 달래 가며 출근 준비를 마친다. 현관에 털썩 주저앉아 신발을 신으며 마중 나온 엄마에게 투덜거린다.
"비 오는 날에는 출근하지 않는 법이 있었으면 좋겠어."
"그럼 장마에는 다 굶어 죽게?"
"그 정도에 굶어 죽겠어? 다녀올게."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일기 예보 하듯 출근 예보를 하면 어떨까?
"내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올 예정이니 출근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상 내일의 출근이었습니다."
아아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