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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희 Oct 01. 2024

운동은 내 자존감 지킴이니까

운동을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거야?


"운동을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거야?"


요즘 들어 주위에서 나에게 자주 묻는다. '글쎼..? 특별한 이유라고 할 건 없고, 그냥 하는 건데?'


일주일에 3일 이상 많게는 5일까지도 운동을 하는 게 내 일상이 됐다. 그리고 일상을 올리는 인스타 스토리에는 헬스, 런닝을 하는 운동 이야기가 담긴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나는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란 인식이 생겼나 보다. 질문을 받았을 땐 어떤 답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굳이 이유가 있어서 하는 게 아닌 당연스럽게 하는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나의 일상에 물음표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나는 왜 이렇게 자주 운동을 가고, 운동을 즐기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운동은 자존감 지킴이


운동은 건강하게 자신감을 올릴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운동을 하는 모두가 느끼고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나의 몸으로 목표한 바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 


삶을 살다 보면 매일매일 성취하는 하루를 살기 쉽지 않다. 일이 잘 풀리는 날도 있고, 또 어떤 날은 하는 일마다 장애물에 걸리기도 있다.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한 하루를 보냈을 때, 운동은 하루의 마지막 성취감이 된다. 


헬스를 하는 그 순간은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 순간을 잠시 이겨내고 내가 목표한 세트를 완수하고 나면 성취감과 자기 효능감이 생긴다. 모순적이게도 운동을 하고 나면 신체적 힘은 잠시 빠지지만, 무언가를 시작할 힘이 생긴다. 거기다가 신체적 건강은 덤으로 따라온다.


운동을 꾸준히 하다 보면 자연스레 몸의 변화도 따라온다. 군살이 잡혀 몸의 라인이 이뻐진다던지, 지하철을 놓치지 않으려 계단을 뛰어오를 때 숨이 차지 않는다던지, 생리통이 완화되기까지 한다(실제 연구결과도 있다). 꾸준히 운동을 한다는 것은 몸의 변화로 인한 자신감과 함께 당당해진 마음의 변화까지 가져와 더 괜찮은 나를 만들어준다. 



런닝을 하며 '멈추고 싶다, 쉬고 싶다'는 유혹을 이겨내고 끝까지 지금의 상태를 지속하는 끈기와 지구력을 얻었다. 헬스를 하며 같은 자세를 반복하고 무게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강한 정신력을 얻었다. 운동은 신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까지 가져다줬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이 찾아오곤 하는 날이면 이젠 운동을 한다. 몸을 힘들게 하면 잡생각도 사라지고 생각은 긍정적으로 변화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살아갈 힘을 운동을 통해 얻는다. 운동은 나를 괜찮게 만들어주고 나를 더 좋아지게 만드는 내 자존감 지킴이다. 




우물 안 벗어나기

'코어의 법칙'이란 말이 있다. 코어라는 잉어는 작은 어항에다 기르면 5~8cm까지만 자라지만 수족관이나 연못에서 기르면 15~25cm 강물에 방류하면 90~120cm까지 자란다고 한다. 


나는 약 1년 6개월간 헬스를 해오고 있다. 근육을 키우려는 목적도, 미용을 위한 목적도 아닌 건강을 위한 목적이었기에 첫 3개월 PT수업을 받았다. 처음 받는 PT였기에 저중량으로 고반복을 했다. PT가 끝나고 혼자 운동을 할 때, 나는 여전히 저중량 고반복을 고수해 왔다. 고중량을 들다 다치는 사례들을 보고 무게를 함부로 올리면 위험해지겠구나 싶었다.


나는 지금까지 랫풀다운이라는 웨이트 운동을 15~20k만 들었다. 그렇게 매번 같은 무게로 운동했고 증량하더라도 5k씩 올려갔다. 25K를 몇 주 전 처음 들고는 신이 났다. 그러던 어느 날, 고중량 스타일로 헬스를 하던 친구가 내가 랫풀다운 25k를 처음 들어봤다는 것을 듣고 50k는 할 줄 알았다며 진담반 장난반 섞인 말을 걸어왔다. 내가 그 무게를 어떻게 치냐며 헛웃음 지었다.  



그 대화를 나누고 헬스장을 갔던 어느 날, 랫풀다운 기구로 운동을 하는데 그 대화가 생각이 났다. '설마 되겠어'하는 마음으로 20k에 꽂혀있던 중량핀를 뽑아 35k에 꽃았다. 긴가민가한 마음으로 그립을 당기는데, 어라 생각보다 무겁지 않았다. 15회까지 자세를 유지하며 1세트를 끝냈다. 얼떨떨한 마음으로 40k를 꽂아보았고 이 무게도 견딜만한 무게임을 느끼며 운동을 진행했다.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나는 생각보다 더 강했다. 지금껏 내 역량의 한계를 정해두고 거기까지만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운동을 해왔다. 운동에서뿐만 아니라 나의 역량을 조금 더 열릴 결말로 열어두고 많은 것을 도전해 볼 마음이 생겼다.  


이제 나에게 운동을 왜 하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 운동은 나의 자존감 지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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