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구글이 무섭다.
코로나 창궐 1년 전. 우연인지 필연인지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한 수업 연수를 듣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실시간 온라인 수업 방식은 교실과 칠판이 익숙한 선생님 대부분에게는 낯설고 어려운 개념이었다. 간단히 말하면 이런 거다. 구글이 구축해놓은 교육용 플랫폼에 가입해서 교사가 온라인 학습방을 만들고 학생들을 멤버로 초대한다. 학생들은 교사가 올려놓은 수업 영상과 자료를 다운로드하여 각자 학습하고 퀴즈를 풀거나 댓글을 달며 워드 파일의 과제도 제출한다. 실시간으로 접속하여 화상 채팅으로 대화를 나누거나 교사가 공통의 과제를 화면에 띄워 놓으면 각자의 노트북이나 스마트 기기에서 자신의 의견을 자판으로 입력하기만 해도 다른 학생들에게 공유된다. 남이 써놓은 글을 동시에 수정도 가능하다.
너무도 획기적이고 신박했다. 백번도 더 들어봤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딱 맞는 학습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 구글 클래스룸 전용 교실이 생기는 우연이 겹쳤다. 그즈음 구글은 두 가지 사업을 진행했는데 첫 번째는 희망하는 학교에 인터넷 전용 교실을 구축하고 구글 크롬북 30여 대를 무상으로 제공하여 클래스룸을 활용한 수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였다. 그리고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구글 클래스룸 활용법을 전수하여 이 과정을 수료하면 구글 트레이너 직함을 주고 강사로 활용하였다. 각 교육청이나 학교에서는 구글 트레이너를 섭외하여 연수를 진행하였다. 시대의 흐름을 잘 탄 덕분에 나는 연수에서 들은 내용들을 학교에서 직접 실천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처음 하는 수업 방식에 아이들도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나 역시 버벅대긴 했지만 얼마의 시행착오가 끝나자 공개 수업도 할 만큼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선생님들이 전용 교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구글 트레이너를 섭외하여 연수도 진행하였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구글 클래스룸은 시범사업 형태였고 이제 막 확장 중이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폭발적으로 단기간 내에 전국의 모든 교사가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할 거라고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누군가에겐 그놈의 코로나 때문이지만, 코로나 덕분에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를 확보하게 된 구글의 입장은 어떨지 궁금하다.
코로나가 터지고 학교의 일상이 멈추었다. 선생님들 뿐 아니라 교육청, 교육부도 모두 멘붕이었을 것이다. 우리 교사들은 모두 스마트 기기를 잘 다루면서 쇼맨십이 적절하게 있고 학생들 기호에 맞는 유튜브나 기발한 동영상을 적절히 잘 활용하여 언택트 시대에도 학생들의 교육적 흥미를 잘 끌어낼 수 있는 팔방미인 선생님으로 변신해야 했는데 슬프게도 그것은 불가능했다. 겨우겨우 구글 클래스룸 사용 방법을 익히고 안될 때마다 좌절하면서 그렇게 온라인 수업에 적응해갔다. 다행인 건지 나에게는 지난 1년간의 우연의 연속으로 얻은 행운 덕분에 클래스룸 수업이 어렵지 않았다. 그렇지만 문득문득 나는 이제 구글의 노예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는 구글 미트 앱으로 학생들과 화상 조회를 하고 클래스룸에 수업 자료와 영상을 업로드한다.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를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클래스룸을 드나들며, 실시간 수업을 위해 다시 미트 앱을 켜고 아이들을 기다린다. 구글 메일을 확인하여 아이들 과제 제출을 확인하고 수업자료를 찾기 위해 유튜브를 검색한다.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구글을 기반으로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나의 구글 계정은 24시간 동안 로그인되어 모든 페이지에 흔적을 남기고 있다. 전국의 모든 교사가 나처럼 생활할 텐데 구글은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구축 중일까. 그리고 그 알고리즘들은 나를 또 어디로 안내할까. 나는 구글이 두렵고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