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43 난파선에 동승할 수는 없다

by 옥상 소설가

“ 사장님, 이대로 묻을 수는 없습니다. ”

“ 알아요, 하지만 지금 시기가 너무 좋지 않아.

막내딸은 죽고, 아내는 지금 치료 감호소에 수용되어 있는 상황에

고소까지 들어가면 최 이사는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야. “

“ 그래도 공금횡령이며 비자금 금액이 너무 큽니다.

벌써 직원들 사이에도 소문이 퍼져 나가기 시작했고요.

이대로 두시면 회사 분위기도 기강도 모두 해이해질 겁니다.

다른 비리가 발생할 수 도 있고요.

징계 수위 결정이 아니라 반드시 형사적 처벌이 있어야 합니다. “

“ 아~~~ ”


우 사장은 골치가 아팠다.

아버지는 강석을 최 이사를 잘 보살피라고

흠이 있더라도 눈 감아주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셨다.

최 이사가 우 사장 몰래 세를 만들고 공금을 횡령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금액의 크기가 적으면 모르는 척 지나가려 했다.

하지만 법무팀으로 투서가 들어오면서 최 이사에 대한 내사가 진행될수록

우 사장과 법무팀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회계조작이며 비자금 금액은 수 백억을 넘었고

주주들을 비밀리에 긴밀하게 접촉하며

우 사장을 해임시키려는 정황도 포착되었다.

우 사장의 배신감은 컸지만

신애가 죽고, 최 이사의 아내 말자가 치료 감호소에 수감되면서

그의 충격이 너무나 클 것 같았다.

횡령액을 반환하고, 죄를 인정하면 지방으로 발령을 내는 정도로 마무리 지으려 했다.

하지만 법무팀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었고

최 이사의 비리는 일반 사원들에게도 소문이 퍼지며

우 사장의 원대로 될 수는 없었다.

마침내 우 사장은 최 이사를 사장실로 불렀다.


“ 사장님, 최 이사님 들어가십니다. ”

“ 그래요. ”

“ 최 이사, 들어와 앉아요. ”

“ 네, 사장님 ”

“ 최 이사, 아니 우리 둘이 있으니 편하게 얘기하자.

강우 엄마는 어때? “

“ 사장님, 아니 민우야.

강우 엄마가 아무래도 정신을 놓은 것 같아.

약물도 듣지 않고, 자꾸만 자해를 시도하고 있어. 죽게 해달라고

음식도 거부하고 말이야. 어느 순간은 제정신이 돌아오기도 하는데. “

“ 변호사는 뭐라고 해? ”

“ 정상 참작은 될 거라고 하지만 계획적인 살인이라 처벌이 가볍지는 않을 거래. ”

“ 그래, 내가 도울 일 있으면 다 말해라.

강우 엄마 제정신이기 힘들지. 자식이 그렇게 죽었는데 말이야.

강석아, 내일 경찰이 너를 찾아올 거야. 그러니 출근하지 말고 집에 있어. “

” 어? 그게 무슨 말이야? “

” 너에 대한 투서가 들어왔었어.

네가 공금을 횡령하고 비자금을 만들고 있다고 말이야.

그러면서 알게 됐다. 네가 주주들을 만나면서 나를 해임하려고 했던 시도들 모두 말이야. “

“ 아니? 그걸 어떻게?....... ”

“ 왜 그랬니? 강석아

나는 너를 친구로 아니 형제로 생각했는데

내가 너를 지방으로 발령을 내면서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법무팀에서 강하게 반발해.

사원들 사이에도 소문이 퍼지고 말이야.

더는 내가 너를 막아 줄 수 없다.

내일 경찰이 오기 전에 네가 자수를 하는 게 어떠니?

그럼 형이 줄어들 수 있을 거야. “


“ 너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 ”

“ 오래전부터 눈치는 채고 있었지만 이 정도 일 줄을 몰랐다.

많이 고민했어.

우리 할아버지가 너희 아버지를 아버지 대신 북으로 보내면서

너를 돌보긴 했지만 부모 없이 자라며

네가 얼마나 서러웠을지 그리워했을지 너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아팠으니까

지금도 나는 편치만은 않다. “

“ 민우야, 내가 할 말이 없다.

내가 너무 욕심이 과했어. 그래 내일 내가 경찰서로 가서 다 밝힐게.

오늘만 시간을 좀 줘.

말자도 만나고 오고, 강우랑 우리 아이들한테 내가 직접 얘기해야지.

내 손으로 정리하고 싶어.

민우야.

내가 없는 동안 우리 아이들이랑 말자를 좀 보살펴 줘.

이런 부탁하는 내가 염치없는 거 알고 있지만

아무도 없다. 내 옆에는

말자도 그렇고 나 말고는 그 여자 돌봐 줄 사람 없어.

나나 말자 우리 식구 모두들

너나 윤희 씨 연우한테 몹쓸 짓 많이 한 거 알아.

용서받을 수 없겠지만 뻔뻔하다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내 마지막 부탁이야. “


” 그래, 알았어.

이건 내 의도가 아니라 회사에서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네 친구니까 식구들은 잘 보살피고 있을 게

강우는 회사에 남을 수 있도록 말이야. “

“ 그래, 고맙다. 민우야. ”


사장실을 나오는 최 이사를 모두들 쳐다본다.

이사실로 들어간 최 이사는 짐을 정리하고 그동안 수고했다는 말을 남기고

말자가 수감되어 있는 보호소로 갔다.




“ 말자야, 나 왔어. ”

“ 어? 어? 어? 누구? ”

“ 나야, 말자야, 네 남편 강석이가 왔다고 ”

“ 아, 신애 아빠

여보, 우리 신애 좀 우리 신애 좀 데리고 와.

자꾸 신애가 내 꿈에 나타나서 자기를 구해달라고 해.

이상한 놈한테 붙잡혀 있다고 아빠랑 와서 자기를 데리고 가 달라고 울고 있어.

강우나 지석이 좀 데리고 가서 우리 신애 좀 데리고 와. “

” 그래, 알았어. 말자야.

내가 강우랑 지석이 데리고 가서 우리 막내딸 신애 데리고 올게.

말자야, 내가 없어도 밥 잘 먹고, 잘 자고 그래야 해. 알았지? “


“ 어? 왜? 당신 어디가? ”

“ 응, 회사에서 출장을 좀 다녀오래.

시간이 좀 걸릴 거야.

나 없는 동안 연우 아빠가 당신이랑 우리 애들 돌봐주기로 했으니까

걱정 말고. 몸 건강하게 있어. 춥지 않게 옷도 잘 입고 “

“ 어? 당신 어디 가는 데? 나도 같이 가면 안돼?

나 집에 가고 싶은 데

우리 신애 오면 밥 해줘야 하는 데. ”

“ 신애 오면 내가 애들한테 말해서 당신 보러 가라고 할 게.

금방 신애랑 애들 당신한테 올 거야. “


“ 어, 알았어.

여보, 윤희도 올까? 내 친구 윤희 말이야. 연우 엄마 “

“ 왜? 윤희 씨 보고 싶어? ”

“ 응, 내가 윤희한테 사과해야 할 일이 있어서 말이야. ”

“ 그래? ”

“ 응, 내가 윤희를 많이 괴롭혔거든

얼굴도 예쁘고, 부잣집 외동딸 윤희

착한 윤희한테 질투가 나서 걔가 미워서

내가 걔를 많이 괴롭혔어. 이제야 후회가 되네.

내 친구 중에 윤희가 제일 착했는데

어리숙하니 눈치가 없어도 가장 마음씨가 고왔는데

난 그걸 몰랐어.

내가 배가 고프면 항상 누룽지며 밥이며 맛있는 걸 갖다 주는 윤희였는데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주는 윤희가 미웠어.

다 뺏고 싶었어. 윤희 한 데서 말이야.

내가 윤희 대신 윤희네 집에 가서 그 집 딸이 되고 그 집에서 살고 싶었어.

가난한 술 주정뱅이 홀아비의 딸 말고 말이야.

윤희는 우리 집이 가난해도 아빠가 술주정뱅이여도 나랑 유일하게 친구 해주는 아이였는데

왜 난 그걸 샘을 냈을까?

여보, 윤희가 나를 용서해 줄까?

나를 다시 친구로 받아줄까? 내가 사과하면 말이야? “

“ 그래, 내가 윤희 씨를 만나서 얘기해 볼게. 부탁해 볼게.

당신하고 다시 친구 해달라고 말이야. ”

“ 윤희 나 보러 올 때 연우도 같이 오라고 해.

연우한테도 과자라도 사주게 말이야. “

” 연우? 연우는 왜? “

“ 신애랑 윤희 딸 연우 둘이 친한 친구잖아.

나는 연우도 미웠어.

연우를 보고 있으면 어릴 때 윤희를 보는 것 같아서

여보, 오늘 가서 신애 꼭 데리고 와.

신애랑 연우랑 사이좋게 지내라고 말해줘야지.

나랑 윤희처럼 사이좋게 지내라고

여보, 나 너무 졸려서 자야겠어.

내일 다시와. 여기 혼자 있으면 너무 심심해

내일 신애랑 윤희랑 연우랑 강우랑 지윤이 지석이 당신

다 모두 다 같이 나 보러 와. 알았지? “

“ 그래, 알았어. 말자야, 내일 꼭 다시 올게. “



“ 연우야, 갑자기 왜 이래? ”

“ 지금 우리 결혼 얘기를 말할 때는 아니에요. ”

“ 그게 무슨 말이야? ”

“ 최 이사님, 아니 오빠 아버지 내일 구속될 거라고요. ”

“ 뭐? 그건 제주도 리조트 계약 건으로 정리되는 거 아니었어? ”

“ 아버지가 그러라고 하셨는데 법무팀에서 강하게 반발했데요.

도저히 그럴 수 없다고

내일 아침 경찰들이 집으로 찾아갈 거예요. “

“ 어떻게? 어떡해야 해?

엄마는 지금 제정신이 아닌데 아버지까지 구속이 되면 우리 집은 나는 어떡해? “

“ 그러게 말이에요.

아줌마가 저렇게 아픈 데 아저씨까지 구속되면

정말 난리도 아닐 텐데.

아빠가 오빠는 계속 회사에 다니게 할 거라고 했지만 쉽지는 않을 거예요.

아니, 오빠가 스스로 사표를 쓰게 될 거예요.

회사에 다닌다 한 들 모두들 오빠를 피할 텐데

거길 어떻게 다녀요? 승진도 어렵고 말이에요. “


“ 연우야, 아저씨한테 무릎 꿇고 빌어도 안 될까? ”

“ 아버지는 그러고 싶은데 임원들이랑 법무팀 그리고 대주주들

모두 아저씨를 구속하라고 아버지를 압박하고 있어요. “

“ 아, 진짜 사면초가네. ”

“ 오빠, 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

아저씨가 금방 나올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

“ 어? 그게 뭔데? ”

“ 자금 횡령이며 비자금 주주들 설득해서 아버지를 해임하려는 시도

기획했던 사람이 아저씨가 아니고

아저씬 그저 동조하고 잘 몰랐다고 발뺌하면 될 것 같은데 “

“ 그럼 누가 그걸 기획했다고 해? 주범을 누구로 만들어? ”

“ 강 화란 그 여자가 모든 걸 계획했다고 하면 되잖아요. ”


“ 화란이는 이번 일 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어.

그런데 화란이랑 이 일들을 어떻게 그걸 엮어? “

“ 증거야 조작하고, 오빠가 증인으로 나서면 될 거 아니에요. ”

“ 뭐? ”

“ 제주도 리조트 계약 건은 우리 회사 포기하기로 결정 났어요. ”

“ 뭐라고? 그 기밀 파일 화란이가 얼마나 어렵게 위험하게 빼온 건데

그 계약을 파괴해? “

“ AGT 건설에서 아버지한테 리조트 계약을 유지하면

전면전으로 나서겠다고 협박했데요.

강 화란이 파일을 카피한 것도 알고, 지금 증거자료 수집해서

강 화란이랑 우리 회사를 상대로 고소 준비하고 있어요.

만약 아버지가 계약 파기를 하면

우리는 고소에서 빼 주고 강 화란만 고소하겠다고 해요.

그런데 오빠는 언제까지 그 여자만 두둔하고 있을 거예요?


원 중만 사장 지금 강 화란을 죽이겠다고 벼르고 있어요.

당연하죠.

자기가 사랑했던 여자가 스파이었는데 배신감이 얼마나 크겠어요?

없는 죄도 덮어 씌울걸요.

강 화란이란 배는 이제 침몰밖에 남지 않았어요.

오빤 난파선에 계속 타고 있을 거예요?

침몰선에 돌덩이 조금 더 올린다고 해서

그게 무슨 큰 죄가 되겠어요?

감옥에 가서 몇 년 더 살고 나오겠죠?

그 여자한테 아저씨 혐의만 더 얹으면

아저씨는 금방 나올 수 있을 거예요. “

“ 아~ 정말 돌아버리겠네. 미치겠어. ”


“ 그 여자 때문에 부모님이랑 가족들 오빠의 미래 다 포기할 거예요?

강 화란은 언제든 오빠를 배신할 수 있는 여자예요.

그런 여자와 미래를 같이 할 수 있어요?

오빠 정말 너무 철이 없는 거 아니에요? “

“ 글쎄, 아무래도 너무 찝찝한데. "

" 잘 생각해요.

오빠도 그 여자랑 같이 구속될 수도 있으니

AGT에서 강화란을 고소하면 그 여자는 분명 오빠를 공범으로 지목할 거예요.

구속되면 오빠는 끝이에요. 아저씨도 아줌마도 그렇고

그렇게 무책임하게 모두를 버릴 거예요? 강화란 그 여자 하나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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