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관
구지 화상의 손가락을 흉내 내다 손가락을 잘린 동자승 이야기
구지 화상은 입적할 때 제자들에게 말했다.
" 나는 천룡 스님에게서 '한 손가락의 선'을 얻어 평생 동안 다함이 없이 사용했구나! "
말을 마치자 그는 입적했다.
동자는 깨닫지 못했으면서도 깨달은 사람의 흉내를 냈다
선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자신의 본래면목을 실현하는 것
구지스님의 눈에는 동자의 행동이 본래면목을 실현하기는커녕
오히려 그것을 가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 것
구지손님이 동자의 손가락을 잘랐다
손가락 하나를 잃고 주인의 삶을 살게 된 동자
* 구지스님이 동자의 손가락을 자른 이유
나무를 사랑한다
하지만 나무의 그림자는 사랑하지 않는다
그림자를 없애려면 나무를 베어야 한다
사랑을 하면 사랑의 그림자도 사랑하고 감당해야 한다
내가 나의 불을 가지고 있으면 어둠 속에서도 걸을 수 있다.
누군가의 손을 더 이상 잡고 있지 않아도 된다.
* 불립문자
불교의 깨달음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것이므로 언어나 문자에 의지하지 않는다.
* 불교에서 '경전' 은 주인이 되는 험난한 길을 건널 수 있는 튼튼한 뗏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나는 감정이 풍부한 편이다
책을 읽다가 남의 이야기를 듣다 내 마음이 움직이면 쉽게 울어버린다
말이나 글들이 문자로 다가오지 않고
상황을 상상하게 되어 내가 그 이야기의 인물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툭하면 울어버리는 내가 싫었다
쉽게 감동받고 감탄하는 예민한 내가 가벼워 보여 나를 억누르곤 했다
특히나 학창 시절과 직장을 다닐 때는 더했던 것 같다
' 남 앞에서 우는 모습을 자주 보이면 남에게 얕보이는 거야
친구들이 동료가 내가 우는 모습을 자주 보면 나를 우습게 알아 '
순간순간 울음이 터지려는 나를 자제시키려 애를 쓰곤 했다
냉정하거나 중립적인 태도를 보여 강해 보이도록 애를 썼다
무시당하거나 약해 보이는 것이 싫어
기를 쓰고 강해 보이도록 강해지도록 애를 쓰곤 했다
눈물을 자주 보이는 딸에게도 감정을 자제하도록 말하곤 했다
" 친구들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이면 안 돼
그럼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이 너를 약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무시하거나 함부로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강해 보여야 한다. "
' 얼마나 부자연스럽고 폭력적인 일인가? '
감정이 곧 그 자신인데 그것을 억누르도록 강요하는 것은
너를 드러내지 말고 숨기라 말하는 것이다
가면을 쓰고 있는 나를 좋아하고 존중받고 사랑을 받는 것이
관계를 맺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것은 내가 아닌데
타인은 진짜 내가 아닌 가면을 쓰고 있는 나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나를 그리고 그를 그녀를 속이는 것이다
내 모습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고
그런 나를 사랑해야 진정한 사랑이
진정한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닐까?
솔직한 사람들이 있다
누구를 흉내내지 않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는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다
세련되지 못하고 서툴고 투박해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을 가리지 않는다
순간순간의 마음이 강하게 올라와 스스로를 자제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고 타인을 해치지 않는다면
자신의 감정을 그저 오롯이 드러내는 사람이라면
나는 그 사람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리고 ' 예쁘다고 그런 너라 좋다 ' 고 말해버린다
그것 또한 내 감정이니까
내 마음이 그런 것을 말해버리기로 했다
예쁜 것을 예쁘다 말하는 나를 자제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네가 예쁘다고 사랑스럽다고 나는 그런 내가 좋다고
용기 내어 말하기로 했다
그녀가 그가 자신의 등을 켰으면 좋겠다
나도 나만의 등을 켰으면 좋겠다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그, 그녀에게
' 너의 등은 이런 색을 가졌구나 참 곱구나 '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너의 등을 가진 네가 좋다
나의 등을 갖고 있는 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