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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마주침과 헤어짐의 기로

무문관

by 옥상 소설가


신이 없어야 자신의 삶을 결정할 수 있다


삶의 주인으로 살다 죽으면 신분을 떠나 모두 평등함


누군가를 대할 때 동정은 자비가 아니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예뻐하거나 은혜롭게 대하거나

자비롭게 대한다는 것은 '님' 이기 때문

사랑과 자비의 바탕에는 '님'이 있다

내가 '님'이고 당신도 '님' 이어야 한다

'님'들의 공동체가 '불국토'

스스로도 '님'이라 생각하고 세상 사람들을 '님'이라 생각하는 것이 사랑이고 자비다


인연이 모여야 무엇이든 작동한다


인연의 화합

인연이 화합되어야 그것이 있고 인연이 다하면 그것이 사라지는 것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은 '효과', '결과' '거대한 지각'이다

사라졌다 해서 슬퍼할 필요 없다


나도 타인이나 다른 세계에서 하나의 요소인 것처럼

인연의 한 부분인 것처럼 있어라


나도 많은 것들이 모여서 생긴 하나의 '효과'이고 '곡'이다


팔정도 [八正道]

불교에서 깨달음의 경지인 열반에 이르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여덟 가지 덕목

그중 하나가 정사유 '올바르게 생각하라'


(1) 정견(正見)

바른 견해이며, 불교의 바른 세계관과 인생관으로서의 인연과 사제에 관한 지혜이다. 그러나 아직도 이 지혜를 확립하지 않은 자에게는 바른 신앙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도 어떤 사업을 하는 경우의 전체적인 계획이나 전망이 정견에 해당된다.


(2) 정사유(正思惟)

몸과 말에 의한 행위를 하기 전의 바른 의사 또는 결의를 가리킨다. 출가자라면 출가자다운 유화(柔和:부드러운 조화)와 자비와 충정의 마음으로 사념 사유(思念思惟:바르게 기억하고 바르게 생각함)하는 일이다.

일반 사회에서도 자기의 처지를 언제나 바르게 생각하고 의지를 바르게 갖는 것이 정사 유이다.


(3) 정어(正語)

정사유 뒤에 생기는 바른 언어적 행위이다. 망어(妄語:거짓말)·악구(惡口:나쁜 말)·양설(兩說:이간질하는 말)·기어(綺語:속이는 말)를 하지 않고, 진실하고 남을 사랑하며 융화시키는 유익한 말을 하는 일이다.


(4) 정업(正業)

정사유 뒤에 생기는 바른 신체적 행위이다. 살생·투도·사음을 떠나서 생명의 애호, 시 여자선(施與慈善:자비로 베풂), 성도덕을 지키는 등의 선행을 하는 일이다.


(5) 정명(正命)

바른생활이다. 이것은 바른 직업에 의하여 바르게 생활하는 것이지만 일상생활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기도 하다. 수면·식사·업무·운동·휴식 등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함으로써 건강이 증진되고 일의 능률도 향상되며, 경제생활과 가정생활이 건전하게 수행되는 것이다.


(6) 정정진(正精進)

용기를 가지고 바르게 노력하는 것이다. 정진은 이상을 향하여 노력하는 것이며, 그것은 종교·윤리·정치·경제·육체 건강상의 모든 면에서 이상으로서의 선(善)을 낳고 증대시키되, 이에 어긋나는 악을 줄이고 제거하도록 노력하는 것을 가리킨다.


(7) 정념(正念)

바른 의식을 가지고 이상과 목적을 언제나 잊지 않는 일이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도 맑은 정신으로 세상을 살아가되 무상(無常:모든 것은 항상 하지 않고 변화함)·고(苦:모든 것은 불완전하여 괴로움)·무아(無我:나라는 실체가 없음) 등을 언제나 염두에 두고 잊지 않는 일이다.


(8) 정정(正定)

정신통일을 말하며 선정(禪定)을 가리킨다. 깊은 선정은 일반인으로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도 마음을 안정시키고 정신을 집중하는 것은 바른 지혜를 얻거나 지혜를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해 필요하다. 명경지수(明鏡止水)와 같이 흐림이 없는 마음과 무념무상과 같은 마음의 상태는 정정이 진전된 것

오온 [ 五蘊 ]

산스크리트어, 오음(五陰)이라고도 번역되는 불교용어. '집합'ㆍ'구성 요소'라는 의미

오온은 개인 존재를 구성하는 '5개의 집합'

즉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을 말한다.


'색'은 물질적인 형태로서 육체를 의미한다.


'수'는 감수(感受) 작용인데, 의식 속에 어떤 인상을 받아들이는 것, 감각과 쾌ㆍ불쾌 등의

단순 감정을 포함한 작용을 말한다.


'상'(은 표상 작용으로 의식 속에 상(象)을 구성하고 마음속에 어떤 것을 떠올려 관념을 형성하는 것,

대략 지각ㆍ표상 등을 포함하는 작용이다.


'행'은 형성 작용으로, 능동성ㆍ잠재성 형성력을 의미하고, 우리가 경험하는 어떠한 것을

현재에 존재하는 것처럼 형성하는 작용을 말하며, '수'ㆍ'상ㆍ'식' 이외의

모든 마음의 작용을 총칭한 것으로서 특히 의지 작용을 말한다.


'식'은 식별 작용을 말하는 것으로서, 대상을 구별하고 인식ㆍ판단하는 작용, 혹은

마음의 작용 전반을 총괄하는 주체적인 마음의 활동을 말한다.


'수' 이하의 4 온(四蘊)은 정신적 요소로 색온(色蘊)과 결합하여 심신(心身)을 이루기 때문에

'명색'(名色)이라고도 불린다.


개인의 존재는 이 오온에 의해 성립하는데, 세속적 입장에서는

이렇게 하여 성립한 모든 것을 총괄하여 '아'(我)ㆍ'자기'(自己)라고 부른다.

그러나 우리의 중심 주체는 이러한 '집합'속에서 인식되지 않는다.

오온은 현상적인 존재로서 끊임없이 생멸ㆍ변화하기 때문에,

언제나 머물러 있는 불변의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적 존재는 오온(五蘊)이 임시로 모여 구성된 것(五蘊假和合)이고,

오온(五蘊)의 그 어느 것도 '아'로 불릴 수 없다(五蘊無我)고 한다.






월암 화상이 어느 스님에게 물었다


" 해중은 100개의 바큇살을 가진 수례를 만들었지만, 두 바퀴를 들어내고 축을 떼어 버렸다.

도대체 그는 무엇을 보여 주려고 한 것인가? "


해중이 수레를 해체했을 때 고가의 수레는 어디로 갔을까?

수레는 어디에도 가지 않았다

사라져 버린 수레에 대한 안타까움 슬픔=> 그것이 집착임

수레는 단지 여러 원인과 조건들이 모여 함께 하나의 하모니로 울릴 때

간신히 존재하는 것들에 지나지 않음

인연이 다 끝난다면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밖에 없는 것들


인연의 마주침을 만끽해야 하지만 동시에 인연이 끝날 때 집착하지 말 것






강의에 집중할수록

가르침대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할수록

마음이 편안해진다


욕심이 줄어들어 나누는 것들이 점점 늘어나고,

화를 덜 내게 되고, 급한 마음도 누그러진다

소소한 일상의 감사함도 증가하고 있다


가장 좋은 것은 느긋해지며 기다릴 줄 알게 되었다는 것

성급하고 빠른 것은 욕심의 결과물인데

나는 이제 조금 더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기다리는 것의 즐거움도 느끼게 되었다


오늘 아침 브런치 약속이 있어

아파트 광장에서 지인을 기다리며 강의를 듣고 있었는데

삼십 분이 지나도 지인이 나오지 않았다

그제야 나는 그제 약속을 변경한 것이 떠올랐다


화요일 약속을 월요일이라 착각한 지인의 전화에

내가 웃으며 내일 약속이라 말했고

화요일 말고 수요일에 보자는 지인의 요청에 수락을 해놓고서는

오늘 아침 함께 마실 커피 두 잔을 내려와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즐거움에 들떠 있었다


예전 같으면 약속 하나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내게 짜증이 났을 거고

갑자기 약속을 변경한 지인을 탓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무런 화가 나지 않았다

지인을 기다리는 동안 들었던 강의가 즐거웠고

지인과의 만남 대신 집으로 돌아가 글쓰기를 마무리할 시간들이 기대되었다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와

여유 있게 커피 두 잔을 모두 마시고

달콤한 초콜릿 쿠키도 먹었다

초록색 친구들에게 물을 주고 베란다와 창문을 모두 열어 집안을 환기하고

베란다를 깨끗이 청소했다

모든 것이 편안하고 후련했다


약속을 잊어버린 나를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고

약속을 잊어버린 내게 고마웠다

여유 있는 아침 시간을 준 내가 기특하게 여겨졌다


순간에 집중하자

지금을 살아가자


나를 위해

너를 위해

우리를 위해


무엇보다 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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