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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 소설가 Jan 03. 2023

2023년 1월 3일 화요일

아침 11시에 예약한 도수 치료를 받으러 정형외과로 갔다

치료사 선생님은 항상 차분히 웃으며 인사해 주신다

길이 미끄럽지 않은지 오는 동안 춥지는 않았는지 

다정하게 물어도 주신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얼굴은 잘 모르지만 선생님의 웃고 있는 눈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사람의 전체 얼굴을 보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인사는 가능하다

마음이 담긴 눈은 대화를 가능하게 해 준다          

‘ 나는 아이들이 올 때마다 반갑게 맞이하고 있을까? 

  나는 아이들의 눈을 따듯하게 바라보는 가?

 아이들은 나를 보며 내가 자신을 반기고 있다 생각할까? ’   


아이들이 올 때 나는 '왔어?'라고 말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현관문은 열려있을 때가 많아 내가 직접 문을 열어주지 않으니 눈을 마주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다정한 아이는 내가 있는 공간으로 와 '선생님, 안녕하세요' 말해줄 때도 있었다

그때 나는 마음이 따뜻해졌고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그 아이가 몹시나 사랑스러워 안아주고 싶었다     

'왜 나는 그 때 그 마음을 기억하지 못했을까?

왜 나는 받는 것에만 익숙했을까?'     

섭섭할 것 같다 

내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그의 그녀의 공간으로 들어갔을 때 

짧은 눈인사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녀의 목소리만 인기척만 들려온다면


내일부터 아이들이 들어올 때 가급적이면 현관으로 나가야지

춥지는 않았는지 길은 미끄럽지 않았는지 배는 고프지 않았는지 

짧게라도 물어봐야지

아이의 눈을 따듯하게 바라보며 얘기해야지

내 눈으로 너의 눈을 바라보며 말해주어야지

나는 네가 온 것이 반갑다고  

나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에게 따듯하게 인사해야지

눈을 보고 말해야지

나는 너를 만난 것이 기쁘다고 

너와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즐겁다고

나는 너를 좋아한다고      

인사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 선생님께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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