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깨달음의 빛

6장. 유산의 의미

by 몽환

윤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푸른빛은 피라미드 전체를 감쌌다. 그녀의 의식은 고대 도시의 에너지 제어 장치와 완전히 하나가 되어 있었다. 바이러스 파장은 그녀의 의도에 따라 서서히 안정화되었고, 불안정하게 울부짖던 에너지 파동은 마치 잔잔한 호수처럼 평온해졌다.


빅터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의 장비들을 확인했다. 그가 어렵게 해독했던 에너지 제어 방식이 윤하의 힘 앞에서 완전히 무력해지고 있었다. "이럴 수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어떻게…!" 그의 목소리는 분노와 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자신의 손에 들어왔다고 믿었던 모든 것을 잃고 있었다.


선우는 윤하의 옆에서 그녀의 상태를 주시했다. 그녀의 몸은 고통스러워 보였지만, 그녀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맑고 강렬했다. 고대 문명의 지혜가 그녀의 몸을 통해 발현되고 있었다. 선우는 자신의 지반 스캔 장비로 도시 전체의 지반 데이터를 확인했다. "도시의 지반이… 다시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붕괴가 멈췄어요!" 그의 목소리에는 놀라움과 함께 깊은 감동이 서려 있었다. 윤하가 바이러스 파장을 안정시키면서 도시의 구조적 불안정성까지 해결하고 있었던 것이다.


강 박사는 이 모든 광경을 경외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았다. "윤하가… 시리의 유산을 올바르게 이해했어. 힘으로 바이러스를 제압하는 대신, 에너지로 바이러스의 생명 파장을 안정화시키고 있었군. 그것이… 고대 문명이 실패했던 이유를 극복하는 새로운 해법이었어."

바로 그때, 빅터가 권총을 꺼내 윤하를 향해 겨누었다. 그의 눈은 탐욕과 분노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이럴 순 없어! 내가 이 모든 것을 손에 넣었어야 했어! 너희들이 모든 것을 망쳤어!"


선우가 본능적으로 윤하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졌다. 하지만 빅터의 총구가 불을 뿜는 순간, 윤하의 몸에서 나온 푸른빛이 총알을 감싸더니 허공에서 멈춰 세웠다. 총알은 마치 유리처럼 깨지면서 먼지로 변했다. 빅터와 그의 병사들은 경악에 질려 뒤로 물러섰다. 윤하의 힘은 그들이 가진 어떤 물리적 무기보다도 강력했다.


"당신의 탐욕이 결국 당신을 파멸로 이끌 거야." 윤하의 목소리가 피라미드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녀는 손을 들어 빅터가 조작하고 있던 에너지 제어 장치를 가리켰다. 장치에서 뿜어져 나오던 불안정한 에너지가 윤하의 의지에 따라 완전히 멈춰 섰다.


빅터는 모든 것을 잃은 듯 털썩 주저앉았다. 그의 얼굴에는 더 이상 오만함이 없었다. 오직 패배와 절망만이 가득했다. 그의 병사들은 윤하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 무기를 거두고 항복했다.

윤하는 피라미드 내부의 거대한 장치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바이러스의 봉인과 관련된 모든 정보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정보를 이용해 바이러스의 파장을 완전히 안정화시킬 방법을 깨달았다. 그것은 바이러스를 멸종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바이러스가 인류의 생명 에너지와 공존할 수 있도록 파장을 조율하는 것이었다. 시리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할 길을 찾아라'의 진정한 의미였다.


"우리는 바이러스를 멸종시키는 대신,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해요." 윤하가 말했다. "이 바이러스는 고대 문명의 에너지가 만들어낸 생명체였어요. 그들의 경고를 받아들여, 우리는 그들과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해요."


선우는 윤하의 말에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의 지반 공학적 지식은 바이러스의 구조와 약점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지만, 윤하가 깨달은 공존의 해법은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는 윤하의 옆에 서서 그녀의 선택을 지지했다.

강 박사는 윤하의 눈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자네가… 해냈군. 인류가 스스로 파멸로 치닫는 길을 막아냈어. 사라진 존재들의 유산은… 기술이 아닌, 지혜였다는 걸 증명했어."


윤하는 고대 문명의 에너지를 이용해 도시의 심장부에 있는 통신 장치를 활성화시켰다. 그녀의 목소리는 시리의 푸른빛과 함께, 빙하 아래의 고대 도시를 넘어, '오션프론티어'가 통제하던 통신망을 우회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여러분, 저는 윤하입니다. 빙하 아래 고대 문명의 유산을 가지고… 여러분에게 경고합니다. 바이러스는 적이 아닙니다. 우리의 오만이 만들어낸 새로운 생명체입니다. 바이러스를 멸종시키려 하지 마십시오. 그들이 우리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고대 문명은 우리에게 기술이 아닌, 깨달음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윤하의 목소리는 전 세계의 모든 통신망을 통해 전파되었다. 빅터의 거짓과 탐욕이 폭로되었고, 인류는 이제 바이러스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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