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폭로, 그리고 혼란

7장. 새로운 위협

by 몽환

윤하의 목소리는 시리의 푸른빛과 함께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오션프론티어'가 통제하던 모든 통신망이 마비되었고, TV, 라디오, 인터넷 등 모든 미디어를 통해 윤하의 진실이 전달되었다. 그녀는 고대 문명의 유산이 가진 진정한 의미와 빅터의 탐욕이 불러올 파멸에 대해 경고했다.


'...바이러스는 적이 아닙니다. 우리의 오만이 만들어낸 새로운 생명체입니다. 바이러스를 멸종시키려 하지 마십시오. 고대 문명은 우리에게 기술이 아닌, 깨달음을 남겼습니다….'


윤하의 폭로에 전 세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오션프론티어'는 인류의 구원자인 척 행세했지만, 실제로는 바이러스를 이용해 권력을 독점하려 했던 사기꾼이었음이 밝혀졌다. 뉴욕을 비롯한 모든 침수 도시에서 '오션프론티어'의 병사들과 의료진은 시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고, 그들의 통제는 삽시간에 무너졌다.


UN 통합 연구 기지 내부도 혼란에 빠졌다. 빅터에게 매수되었던 일부 연구원들은 당황하며 자신들의 행동을 후회했고, 강 박사를 지지하던 연구원들은 윤하와 선우의 귀환을 환영했다. 강 박사는 이 혼란을 틈타 '오션프론티어'에 의해 마비되었던 모든 통신망을 복구시키고, 윤하의 메시지를 전 세계 정부와 과학자들에게 반복해서 전파했다.


"윤하 씨가 해냈어!" 선우가 환호했다. "드디어 인류가 진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제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그의 얼굴에는 희망과 안도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하지만 윤하의 몸 상태는 여전히 위태로웠다. 그녀는 시리의 에너지를 온전히 제어하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부었고, 그 결과 그녀의 육체는 극심한 피로와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푸른빛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었다.


"윤하 씨, 이제 쉬어야 합니다." 강 박사가 말했다. "당신이 얻은 고대 문명의 지혜는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유산이지만, 당신의 몸을 먼저 회복해야 해요."

윤하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끝난 게 아니에요. 빅터는 이대로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시리가 저에게 경고했던 또 다른 위험이 있어요."


바로 그때, 화면에 빅터의 얼굴이 다시 나타났다. 그는 더 이상 빙하 아래의 피라미드에 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거대한 탐사선에서, 분노에 찬 얼굴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윤하… 윤하! 이럴 수는 없어! 너희들이 나의 계획을 망쳤어!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어. 너희들은 바이러스의 진정한 힘을 모르고 있어. 나는… 바이러스와의 공존이라는 허황된 꿈 대신, 바이러스가 가진 힘을 이용해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겠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전 세계의 모든 통신망이 다시 한번 마비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션프론티어'의 로고가 아닌, 바이러스의 파장을 나타내는 듯한 기하학적인 문양들이 화면에 나타났다. 그리고 동시에,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는 비상 보고가 들어왔다.


"이건… 대체 무슨…?" 선우가 경악했다. 윤하의 몸에 흐르던 푸른빛이 더욱 강렬해졌다. 그녀는 눈을 감고 시리의 의식과 교감했다. 그리고 충격적인 진실을 깨달았다. "빅터가… 바이러스를 이용하고 있어요." 윤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를 조종해 전 세계의 모든 전력망을 무력화시키고 있어요! 시리가 경고했던 거예요. 에너지를 지배하려 했던 고대 문명의 오만이 바이러스를 만들었다고… 빅터는 바이러스와 에너지의 상관관계를 알아내고, 바이러스를 이용해 인류의 모든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어요!"


강 박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그게 가능한가? 바이러스가… 전력망을 조종한다고?" 선우는 자신의 패드에 나타난 데이터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이러스 파장이 전력망의 주파수와 공명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스스로를 증식시키며 전력을 흡수하고 있어요. 빅터는 고대 문명의 에너지를 바이러스에 주입하는 방법을 알아낸 겁니다. 이대로라면… 전 세계가 암흑의 시대로 돌아갈 겁니다."


윤하의 얼굴에는 고통과 함께 절망감이 드리워졌다. 그녀는 겨우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생각했지만, 빅터는 이미 바이러스를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전쟁을 시작했던 것이다. 바이러스는 더 이상 단순한 적이 아니었다. 그것은 빅터의 손에 들어간, 인류를 파멸로 이끌 거대한 무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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