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열정과 기준, 삶에 대한 태도
퇴사하고 한 달 반이 지났다. 짧은 여행을 다녀왔지만 일에 대한 열정을 다시 찾지는 못했다. 지금 남은 것은 '열정 없는 분별' 뿐이다.
어떻게 열정을 회복할 수 있을지, 삶의 방향을 고민하던 중에 책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를 발견했다. 7년 전에 사서 한 번 읽고 책장에 두었다. 오랜만에 꺼내보니 색이 바랜 상태였다.
이 책은 일본의 제빵장인 이타루가 시골빵집을 열게 된 과정부터 건강한 빵에 대한 열정과 남다른 경영 방식, 삶에 대한 태도 등을 담고 있다. 남다른 방식은 때론 새로운 방향이나 아이디어를 제시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제빵 장인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천연균과 발효로 빵을 만들기 위한 과정에 수년을 할애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금 본위제가 아닌 '균 본위제' 방식이다. 천연균을 직접 채취해 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최상의 환경을 조성해 발효 빵을 만드는 식이다. 그가 제빵 과정에서 중심에 둔 것은 자연의 산물인 균, 바로 '본질'이다.
'발효와 부패는 모두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이 균의 작용을 통해 자연 속으로 편입되는 과정이다. (...) 자연의 소리를 듣는 자연 중심의 빵. 균의 마음 그대로 균의 보이지 않는 손에 따르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는 시골빵집 경영에도 자연의 섭리를 접목시킨다. 부패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면, 현대 자본주의에서 돈은 부패하지 않고 한없이 몸집을 불리기 때문에 다양한 사회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 돈의 부자연스러움. 여기서 자본주의의 본질을 발견한 셈이다.
그는 자본론에서 말하는 바람직한 자본주의를 실행하기 위해 경제를 부패하게 하는 방법의 경영을 결심한다. 경영 이념은 이윤을 남기지 않기다.
'우리는 제대로 된 먹거리에 정당한 가격을 붙여서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판다. 또 만드는 사람이 숙련된 기술을 가졌다는 이유로 존경받으려면 만드는 사람이 잘 쉴 수 있어야 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남다른 방식의 빵집 운영이지만, 그는 제빵 과정부터 경영까지 자신이 발견한 본질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다. 삶에 대한 태도에서도 그의 장인 정신은 나타난다.
'삶의 진리는 당장에 무언가를 이루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는 될 턱이 없다. 죽기 살기로 덤벼들어 끝장을 보려고 뜨겁게 도전하다 보면 각자가 가진 능력과 개성, 자기 안의 힘이 크게 꽃피는 날이 반드시 온다.'
본질을 향한 그의 열정과 실행력은 남다르다. 자신만의 관점에서 확고한 본질을 찾고, 모두 삶에 녹여냈다. 하고자 하는 일의 본질을 끝없이 추구하다 보면 이러한 열정은 뒤따라오는 것일까. 본질을 끝없이 되새기다 보면 다시 열정이 타오를까.
온전히 본질에 다시 집중하는 나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