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삶을 알게 되면 - 영화<괴물>

편견,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다

by 결항


편견은 편향된 견해. 충분한 근거 없이 다른 사람을 나쁘게 보는 생각이라고 미국 사회심리학자 고든 올포트가 말했다. 2023년 개봉한 영화 <괴물>은 편견에 대한 이야기다. 어떠한 방식으로 편견이 생기고 다른 사람을 판단하며, 삶에 영향을 주는지를 세밀하게 파고든다.


쉽게 편견에 휩싸인다면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다.


영화는 세 사람의 삶으로 구성된다. 초반은 싱글맘 사오리의 시선이다. 사오리는 초등학생 아들 미나토가 어느 날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자 학교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엄마의 추궁에 미나토는 담임 선생님인 호리가 자신에게 폭력과 폭언을 행사했다고 털어놓는다. 안 그래도 사오리는 호리 선생이 유흥주점에 다닌다는 소문을 들은 터였다.


항의차 학교를 방문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선생님들의 영혼 없는 사과. 구체적인 설명 없이 사무적인 사과만 반복된다. 사오리는 크게 화를 낸다. 이에 호리 선생은 미나토가 오히려 동급생 요리를 괴롭히고 있다고 반박한다. 이 말에 충격을 받은 사오리는 직접 요리를 찾아간다. 요리의 팔에서 화상 자국을 발견하지만, 이와 별개로 요리가 호리 선생의 폭력에 대해 증언에 나선다. 결국 선생이 교단에서 내려오면서 사건은 마무리된다.


그러나 이 사건은 호리 선생과 미나토의 시선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로 펼쳐진다. 라쇼몽 효과다. 어느 날 호리 선생은 여자친구와 유흥주점 건물을 지나가다 근처에서 학생들을 만나 장난 섞인 놀림을 받게 된다. 이는 유흥주점에 놀러 다닌다는 소문으로 금세 퍼진다.


어느 날 호리 선생은 교실에서 아이들과 다투는 미나토를 발견한다. 이를 말리다 미나토를 다치게 한다. 동료 선생들에게 요즘 학부모가 극성이라는 얘기를 듣고, 자신을 찾아온 사오리에게 무조건 사과를 한다. 교장 선생은 호리 선생에게 이렇게 말한다. "실제로 어땠는지는 아무런 상관없어."


또 선생은 아이들이 요리를 괴롭히는 장소에서 미나토를 목격하면서 오해가 더욱 커진다. 하지만 그는 요리의 증언을 계기로 누명을 쓰면서 망가진 일상을 보내게 된다.


사실 미나토와 호리의 말은 거짓이었다. 아이들도 알고 있다. 호리 선생이 폭력과 폭언을 행한 적이 없다는 것을. 두 아이는 학교 밖에서 깊은 우정을 나누는 친구 사이다. 아버지의 가정 폭력과 학교에서 괴롭힘을 겪는 요리에게 미나토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준다. 미나토가 차에서 뛰어내린 것도 요리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였다. 요리가 갑자기 전학을 가게 되면서 이별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미나토는 자신의 슬픔을 숨기기 위해 엄마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도대체 누구의 잘못인가.


영화가 끝나면 어느새 경계심 가득했던 마음은 풀어지고 감동이 밀려온다. 그 사람의 삶을 알게 되면 결코 미워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처럼. 모두 저마다의 삶에 사연이 깃들어 있다. 편견과 함께.


그런데 현실에선 이렇게 영화 같은 이해가 가능할까. 라쇼몽 효과는 그야말로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닐까. 그래서인지 마음 한편이 아프기도 했다. 편견은 쉽게 생기지만, 그와 반대로 누군가를 깊게 이해한다는 것은 어렵고 복잡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누군가를 이해하려는 노력, 편견이라는 '괴물'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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