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나아가는 힘 - 책<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양성에 대하여, 정답은 없다

by 결항


나는 '다양성'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세상을 보다 풍부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느낌이다. 미래로 나아가도록, 성장하도록 북돋아주는 기분이 든다. 많은 것을 포용하는 단어이자, 여러 긍정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다양성이 단어로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조직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나와 다름을 다양성보다 틀림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지 않고, 차라리 다름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미국 과학전문기자인 룰루 밀러가 쓴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나에게 다양성에 대한 책으로 다가왔다. 무척이나 반가웠다. 이 책은 물고기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종의 다양성, 삶의 관점에 대한 다양성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물론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강조한 다양성의 중요를 잊지 않으면서 말이다.


특히 삶의 대한 다양한 관점이 이정표를 제시한다. 인간은 정말 중요한 존재일까, 중요하지 않은 존재일까. 삶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자존감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할까. 넘어진 우리에게 자존감은 반드시 필요한 것일까.


저자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넌 중요하지 않아, 그러니 너 좋은 대로 살아'라는 말을 듣는다. '다른 사람들도 중요하지 않기는 매한가지지만, 그들에게는 그들이 중요한 것처럼 행동하며 살아가라'라고. 하지만 저자는 방황 속에서 개개인이 중요한 존재라고 확신한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 지구에게, 이 사회에게, 서로에게 중요하다.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질척거리는 변명도, 죄도 아니다. 그것은 다윈의 신념이었다.' 저자는 개인의 존재가 중요함은 물론이고, 서로에게 생존을 위해 중요한 존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누군가는 '한 사람이 가장 어두운 세월에서 살아남게 해주는 근원'이 될 수 있다고.


또 저자는 방황 속에서 길을 찾기 위해 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을 추적한다. 그리고 그의 인생에서 '망해버린 사명을 계속 밀고 나아가는 일'을 정당화하는 힘을 발견한다. 그건 바로 자존감. 자존감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자, 긍정의 힘이다. 망해버린 사명과 넘어진 우리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것.


그러나 자존감이 늘 정답은 아니다. '자존감이 높기는 하지만 자존감에 대한 위협을 쉽게 느끼는 극히 소수의 사람'은 오히려 위험한 이들이라고 경고한다. 자신을 우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우월한 존재로 보이고 싶은 사람의 욕망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삶의 관점은 다양하고, 다양하게 해석된다. 인간은 우주의 먼지 한 줌일 수 있고, 한 인간에겐 세상 전체일 수도 있다. 자존감은 계속 밀고 나아가는 힘이 될 수도, 아니면 위험한 욕망이 될 수도 있다. 삶의 관점에 정답은 없다. 다양성이 존재할 뿐이다.


결국 나만의 관점을 찾아야 한다. 다양한 시선, 다양한 관점 속에서.


"성장한다는 건,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는 법을 배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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