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소설 <롤링 선더 러브>에 대하여
'맹희는 앞으로도 맹신과 망신 사이에서 여러 번 길을 잃을 것임을 예감했다. 많은 노래에 기대며. 많은 노래에 속으며.' (단편 소설 <롤링 선더 러브> 한 구절)
국내 소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은 총 9편의 단편 소설로 이뤄졌다. <롤링 선더 러브>는 그중에 한 편이다. 9편은 대부분 2020년대 한국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관계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 단편 소설은 남녀 간 관계, 가수와 팬들의 관계, 스승과 제자의 관계, 동료와의 관계 등을 둘러싼 현실 이야기다. 큰 틀에서 소설은 현대의 연대와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고 볼 수 있다.
가장 공감한 단편 소설 <롤링 선더 러브>는 남녀 간의 관계, 사랑을 주제로 한다. 읽으면서 기억에 남는 구절이 많았다.
소설 속 주인공은 30대 중반의 여성 조맹희다.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고, 사랑을 찾는 평범한 현대인이다. 퇴근 후 친구와 술 한 잔을 기울이기도 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어느 날 그녀는 새로운 사랑을 위해 연애 프로그램 '솔로농장'에 출연을 결심한다. 그곳에서 쏟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대신 대중적 평가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또다시 새로운 사랑을 꿈꾸며 일상으로 돌아온다. '맹신'과 '망신' 사이의 삶을 깨달으며.
주인공의 평범한 일상이 특별하게 느껴진 건 그녀가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연애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건 너무나 평범한 일상이지만,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건 너무나 특별한 경험이니까. 그녀는 출연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삼십칠 년 동안 그럭저럭 살았고 지금 만족스럽냐고 묻는다면 만족했다. 하지만 '만족'이라는 단어 자체가 불만족스러웠다. 갱신을 원한다면 모험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녀의 모험은 결과만 놓고 본다면, 실패에 가깝다. 연애 프로그램에 나갔지만 새로운 사랑을 만나지 못했으니까. 또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일반인 출연자에게 부당한 반응을 쏟아내기도 했다. 현실에서처럼, 모르는 타인에 대한 신랄한 비난들. 물론 응원의 반응도 있었지만, 주인공은 '자신이 철 지난 생각밖에 못하는 철 지난 사람이라는 의심'을 하게 됐다.
그래도 주인공은 애초 목표대로 만족스러운 삶을 위한 '갱신'에는 성공한 듯하다. 프로그램 출연을 주변에 추천하기도 하고, '아모르파티' 가사(인생은 지금이야)를 이해하게 되고, 이전과 다르게 퇴근길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기도 했으니까. 사랑과 세상의 이치를 어렴풋이 깨달은 것 같은 모습에 나도 모르게 흐뭇해졌다. 응원하는 마음과 함께.
내 삶에서도 어떤 모험이 남은 인생의 갱신을 이뤄줄 수 있을까. 그것이 꼭 사랑은 아니더라도.
'사랑은 걷잡을 수 없는 정열일까. 견고한 파트너십일까. 둘 다 일수도. 둘 다 아닐 수도. 왜 사람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에 대해서도 부재를 느낄 수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