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에 대하여 - 영화<존 오브 인터레스트>

평온함과 아름다움이 주는 잔혹함

by 결항


우리는 삶의 어둠(악)에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을까.


어둠을 인식하고, 판별하는 능력은 있을까. 삶에 깃드는 어둠을 경계할 수 있을까.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화목함과 평온함, 시각적인 아름다움에서 대조적으로 잔혹함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시대적 배경은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주인공 부부는 유대인 대학살을 자행하는 나치 일원이다. 그들은 아름다운 마당이 있는 집에서 정원을 가꾸며 자녀들과 화목하고 소소한 일상을 보낸다. 한없이 평온하고 온화하다. 나치 강제 수용소를 벽 하나에 두고.


영화는 평온한 일상을 통해 악이 어떻게 삶에 깃들 수 있는지 보여준다. 죄의식 하나 없는 그들의 삶에서 대학살은 그저 사회적 지위와 성공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여겨진다. 무분별한 욕망에 사로 잡힌 인간은 놀랍도록 온화하며 잔인하다.


악은 때때로 평범함을 통해 표현되기도 한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 역시 악을 행하는 이들이 얼마나 고요하고 평범한 일상을 누리고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악은 특별한 성질이 아니며 우리 삶의 일부분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새삼 되새기게 한다.


과거 악의 흔적은 이제 수많은 증언과 증거들로 박물관에 남아 있다. 악의 기록과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 차가운 공간이다. 현재 공간에 놓여 있는 그곳에서 우리는 악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한다.


악은 무엇이며, 어떻게 삶 속에 깃들 수 있는지를. 악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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