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나는 가질 수 없는 거야
52
10월
우리 학교에 대학교 교생들이 왔다. 나는 우리 반에 배정된 교생을 위해 퇴근시간 직전까지 컨설팅을 해 주고, 수업 지도안을 피드백해 주었다.
그 와중에 내 업무 담당인 학교 축제 준비까지 해야 해서 매일매일 7시까지 야근을 해야만 하는 날들.
정신은 너무나 피폐해서 무언갈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슬프게도 내 무의식은 그렇지 않았나 보다.
꿈에 그가 나와서, 나는 나랑 좀 놀아달라며 또 있는 대로 떼를 썼다. 그랬더니 꿈에서의 그는, 요즘 돈이 없다며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댄다.
그러고 아침이 되어 깼더니, 정말이지 그 사람이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투닥거리며 그와 떠들고 논지가 정말 까마득했던 것이다.
학교에서 꿈 얘기를 하며 카톡을 했다. 그도 옛날같이 논 게 그립다며 맞장구를 쳤다. 그러고는 또 까맣게 잊고 미친 듯이 일을 했다.
6시까지 일을 하고 학교를 나왔더니 그에게서 카톡이 와 있었다. 밥 안 먹었으면 같이 먹자는 권유에 우리는 저녁에 롯데마트를 갔다.
우리 동네 롯데마트는 바로 옆에 롯데아울렛이 붙어 있어 엄청 넓었다. 바로 입구에 ost가 있었는데, 그는 보자마자 잠깐 들렀다 가자고 했다. 전에 말한 시계를 사주려는 거였다.
나는 당신이 골라주는 건 뭐든 좋다고 하고, 시계를 열심히 고르는 그를 구경했다. 꽤 한참 이것저것 보다가 큐빅이 없는 청색 데님 스트랩 시계를 골라주고는 마음에 든다며 뿌듯해했다. 나는 얼떨떨했지만 동시에 날아갈 것 같았다.
우리는 마트로 들어가 김밥과 떡볶이, 내가 먹을 복숭아맛 술을 사서 그의 집으로 왔다.
집은 아주 깨끗했다. 티비 위에는 여자친구를 사랑한다고 그가 쓴 메모판이 올려져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 온 것들을 사이좋게 먹고, 뉴스룸을 보고, 또 한판 장난을 쳤다.
우리 집까지 데려다주는 내내 나는 또 꼬장을 부리고, 나를 집에 보내려 하는 그에게 있는 대로 심통을 부렸다.
그리고 집에 들어와서는 폰으로 늘 듣던 GD의 그xx를 틀어놓았고 , 흑흑 대며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