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를 위한 프리스쿨을 찾아서(3)

지금도 Open Door Preschool을 기억하는 이유

by Sol Kim


이 글에서는 왜 필자 부부와 태민이가 Open Door를 좋아했는지, 그리고 왜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독특한 교육 : 자연에서 배운다


대부분의 프리스쿨에서는 만 4살부터는 공부를 시작한다. 왜냐하면 만 5세가 되면 학교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자기 이름은 쓸 수 있어야 하고, 간단한 문장 및 숫자 교육도 이루어진다. 태민이를 학교에 처음 보냈을 때 학부모 모임에서 입학을 축하는 파티를 열었는데, 학부모들 간 대화는 대부분 “리딩 및 수학 레벨이 몇이니", “너희 아이가 좋아하는 스포츠가 무엇이니? 우리 팀에 들어올래?” 식이었다. 입시는 그때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Open Door에서는 “자연을 통해 학습한다"는 모토로 교육이 이루어졌다. 물론 간단한 공부를 가르치긴 했지만 (i.e. 자기 이름 쓰기) 그마저도 놀이하듯이 하는 수준이었고 강요하지도 않았다. 대신에 선생님과 함께 텃밭을 일구고 동물들을 키우고 관찰하는 활동을 했으며, 매주 주제를 정해서 다양하게 대화하거나 짧은 연극을 시키기도 했다 (물론 태민이는 대화나 연극 시간에는 참여하지 않고 자유롭게 놀긴 했지만 선생님은 태민이의 짧은 반응이라도 적어서 필자 부부에게 보냈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이상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를 열었는데 이의 참여는 우리에게 큰 기쁨이었다.


아이의 학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이런 스타일의 프리스쿨은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의 다양한 경험 및 행복한 시간이 우선순위라면 Open Door같은 프리스쿨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KakaoTalk_20210215_154629617_07.jpg 원숭이 머리를 하고 텃밭 체험을 하던 그때 그 시절



2. 장애 아동을 위한 서비스 제공 : 시설 내 언어치료


Open Door에서는 시설과 연계된 언어치료 (Speech Therapy) 센터가 있어서 1주일에 1-2회 정도 방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었는데,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Ms. Debbie는 태민이가 어느 정도 적응하자 이를 적극 추천했다. 아이가 프리스쿨 안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장점이었는데, 이는 치료사가 담임선생님과 협업하여 목표를 설정하고, 일과시간이든 치료시간이든 일관적으로 치료와 교육을 실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태민이의 경우 한국에서 자폐 진단서를 받아왔기 때문에 보험이 적용된 가격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테라피의 수준도 꽤 좋아서 Open Door를 그만둔 이후에도 집에서 계속 방문 치료를 이어갔다.




3. 함께하는 우리: 모두가 내 학생


각 반에 담임선생님이 있고 보조 교사가 2명이 배치되어 교사 대 학생의 비율이 1:3 정도 되었기에 태민이처럼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적시에 충분한 도움을 제공하였다. 나이별로 하나의 학급만 있을 정도로 시설이 크지 않았기에 선생님들이 모든 아이의 이름을 알고 있었고, 필요한 경우에는 서로 도와주기도 했다.


태민이의 경우에는 행정 선생님 Ms. Ana를 정말 좋아했는데, 그래서 Ms. Ana는 태민이가 울거나 힘들어하면 종종 태민이를 돌봐주시고 도움을 주셨다. 또한 엄마들이 자원하여 아이들을 돌보는데 힘을 보태는 등 다들 한 가족처럼 서로 도우며 지냈다.


KakaoTalk_20210215_154629617_09.jpg 아이, 학부모, 임직원까지 모두 모였던 어느 봄날



4. 아이들은 안다: 얼마나 사랑받는지


설령 표현은 제대로 못하더라도 아이들은 자기가 얼마나 사랑받는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다. 태민이는 선생님과 자원봉사자로부터 넘치게 사랑받았고 항상 긍정적인 표현을 들으며 자랐다 (adorable, awesome, super-duper, you can do it, You are amazing! 등등). 당연히 다른 아이들보다 못하는 것이 훨씬 많았는데도 말이다. 못하는 것에 대해서 지적받는 것이 아닌 작은 성취에 집중한 칭찬이 이루어졌고, 아이는 이에 용기를 얻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곤 했다.


태민이를 처음 본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이의 성격 (personality)이 좋다고 칭찬하곤 한다. 항상 웃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반면 자폐를 가진 아이들 중 일부는 모든 것에 화를 내거나 자해를 하는 등 부정적인 성격과 태도를 보이는데, 이는 원하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얻지 못하는 상황이 괴롭기 때문이다. 반면 태민이는 어린 시절부터 충분한 사랑과 긍정의 언어를 들으며 자랐기에 높은 자존감과 자신감을 형성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아이가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긍정적인 공간에서 지낼 수 있었던 것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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