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배가 있다면

by 이솔지

굴에 물이 고였다

꼬리 없는 쥐가 판 굴은

나무 밑동에 동그랗게


웅크린 아이의 배는 붉고 거칠었다

나무는 타는 냄새에도

주름을 잡았다

쥐는 잃어버린 꼬리를 찾아 물고

나무를 한 바퀴 돌았다


고르게 오랫동안

맞은 시간들이 녹아서

놋으로 된 그릇을 만들었다

아이는 아침마다 밥을 먹지 않았다




18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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