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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망설임은

시 쓰기

by 이솔지



내 망설임은 어떤 맛일까

딸기 쉐이크에

으깬 바나나를 섞은 맛


내 망설임은 어떤 향기일까

부슬비 오는 날

사찰 대웅전에서 풍겨오는 향 냄새

풍경 소리가 함께 들려야

제맛인 향


내 망설임은 어떤 색일까

썩기 시작한 딸기

잿빛으로 변해 가는 흰 곰팡이


내 망설임은 어떻게 움직일까

갓 태어난 지렁이처럼 꿈틀대다가

개미핥기처럼 걷다가


내 망설임은 어떤 글이 될까














브런치를 시작할 때 작가 소개를 적다가 든 생각이 있어 메모를 해 두었다.

‘망설임을 글로 적어 세상에 꺼내 놓는 사람이 되어 볼까. 그렇게 브런치를 시작했다.’라고.


실제로 사용하진 않았지만, 그 마음은 밑바탕에 남아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랜만에 시를 쓰고 싶어서 작가 서랍을 뒤적이다가 발견하고 심상을 떠올려 보았다.

늘, 시 쓰기는 어렵고 막막하지만 막상 뭐라도 끄적여 보면 즐겁고 행복하다.

집중해서 쓸 때가 가장 좋은 모양이다. 그 외의 시간은 모두 괴로움!

그래도 좋다. 지금은. 왜냐면 방금 글을 썼으니까! :D 헿헿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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