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한테 화났어?"
2솔이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아니, 왜?"
나는 조용히 대답했다.
"내가 말할 때 잘 안 듣는 것 같아서."2솔이가 말했다.
"아, 그랬구나. 미안해. 잠깐 아빠가 딴생각 하느라 그랬어."
2솔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민감해서 사람의 표정을 잘 읽는다. 아이에게 화난 것처럼 보였다는 것은 내 표정이 굳어 있었다는 뜻이다. 육아에 지치는 시간이 되면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진다.
처음에는 2솔이가 "힘들어?"라고 물었을 때 "아니"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사실 나는 힘들었다. 언젠가부터 나는 내가 힘들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의 표정이나 말투는 내가 힘들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배고프거나 힘들면 나는 표정이 굳어지고, 목소리가 작아지고, 말이 짧아진다. 2솔이 눈에는 자신이 뭔가 잘못해서 아빠가 화난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나도 2솔이가 말하기 전에는 내 표정이 어떤지 알 수 없었다.
이렇게 아이들은 나의 거울이 되어준다. 1솔이도 내 말투에 짜증이 섞여 있으면 "아빠, 화내지 말고 친절하게 말해 주세요."라고 한다. 화를 난 건 아니지만, 내 말투는 이미 육아에 지쳐 평소와 달랐던 것이다. 3솔이도 조금만 내 목소리가 커지면 "아빠, 화내지 말고 친절하게 얘기해 줄래?"라고 말한다. (이건 어린이집에서 배운 말투다. )
아이들은 나의 표정이나 감정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 가장 먼저 반응해 준다.
그날 1솔이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1솔아, 사실 아빠가 오늘 몸이 안 좋아서 힘들어. 아빠가 좀 쉬고 싶은데, 그러려면 너희가 잠잘 준비를 빨리 하고 자야 해. 아빠는 너희가 잠들어야 그때 편안하게 쉴 수 있거든. 너도 하려고 했을 텐데 빨리 하라고 해서 미안해. 9시 30분까지 잠잘 준비하고 누울 수 있을까?"
나의 솔직한 말에 1솔이도 알겠다고 말했다. 때로는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감정적으로 잔소리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부모도 힘들고, 슬프고, 지치고, 어렵다. 그건 그냥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그것을 자기 탓으로 돌린다. '나 때문에 슬프고, 나 때문에 지치고, 나 때문에 어렵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에게도, 부모 자신에게도 꼭 필요한 일인 것 같다.
"화난 거 아니야"라고 말한 나에게 2솔이가 다가오더니 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그럼 이렇게 웃어야지."
그제야 나도 웃음을 터뜨렸다.
사랑은 말만으로는 잘 전달되지 않을 때가 있다. 때로는 표정으로, 동작으로, 따뜻한 말투로, 스킨십으로 더 잘 전달된다. 내가 사랑한다는 것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이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려면 "사랑해~"라는 말 한마디 보다 오감을 이용해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오감으로 사랑의 마음을 전달해 보자. 아이들도 인간미 넘치는 부모를 더 편안하게 받아줄 것이다.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