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빠진 날

by 이설

오늘도 조퇴했다.

문 닫히는 소리 뒤

빈 의자 위

형광등 하나 매달려 있다.


작은 망치 소리

귀 안을 울린다.

턱을 움직이면

보이지 않는 선 하나

속에서 그어지고


입 벌리면

말은 오지 않고

통증만 먼저 선다.


괜찮다는 말

목구멍에서 말라붙

몸은 이미

다른 문장을 적는 중이다.


겨울 공기 얇

숨 들이마시면

귀 속 더 또렷하다.

버스 지나가며

낮은 진동 발바닥을 타고 오른다.


병원 가는 길

이어폰을 빼냈다.

소리 채우지 않으면

아픔은 더욱 선명하다.


창밖 가로수

잎 없이 서 있고

바람이 지나가도

소리 없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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