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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팀장 Nov 14. 2016

내삶에 라임은 어디에

카드 노트#15 아프니까 청춘이다

몇 년 전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책입니다. 청춘은 지났기에 그때는 눈길만 슬쩍 주었는데 얼마 전 '아프니까'라는 말이 눈길을 멈추게 했습니다. 쉽게 읽혔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지 15년이 지났기에 내 이야기가 아니기에 쉽게 읽힌 것은 아닙니다. 그때 이 책이 있었어도 좋았겠다 라는 생각을 해보며 그때 생각을 하며 읽었습니다.

학생회관의 동아리 문을 하나하나 두들기며 호기심을 주체 못 하였던 1학년, 풋내기 연애의 아픔에 시렸던 2학년, 영하 20도 철원의 군생활을 사이에 둔 3학년, 그냥 빨리 벗어나고만 싶었던 마지막 4학년..


삶의 목표.. 잘 기억도 나지 않는 걸 보면, 아마 나의 청춘, 대학생의 시절에는 그런 것이 뚜렷하게 없었던 듯합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열심히 읽던 책을 대학생이 되어서는 뚝 끊기도 했었으니 지성의 공간에서 가장 비지성적인 삶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렇게 책을 읽고 생각을 하고 노트를 하고 사람들과 나눌 수 있게 되었으니 후회는 없습니다. 오히려라고 할 이전의 목표는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더 잘된 삶일 것입니다.


마흔하나, 나에게도 적용하고 싶은 말,

아직 재테크 시작하지 마라 대신 꿈꾸기를 시작하라

마흔이 넘으면 재테크뿐만 아니라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아집니다. 직장에서의 위치, 가족과의 여가, 다시 연락이 닿는 친구들, 소홀할 수 없는 건강. 모두 다 현실적인 문제들이라 '꿈'이라는 단어가 어색해집니다. 그래도 꿈을 꾸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의 모습을 꿈이라고 지칭하며 하나하나 써 내려가 보기도 하고 포스트잇에 써서 거실 벽에 붙이기도 합니다. 


삶에 일어나는 큰 이벤트, 변화의 순간은 그 자체의 영향력과 결과보다 그것을 대하는 나의 자세와 마음으로부터 그 의미를 부여받습니다. 이 사실은 알고 있으면서도 몸과 마음 그리고 머릿속에 인이 박혀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객관적으로 보기에 부정적인 이슈를 긍정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마음 가짐은 어느 나이쯤이 되면 자연스럽고 거침없어질까요.


책을 읽는 사람만큼이나 무서운 사람이 노트하는 사람입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그 책의 수만큼의 저자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눈 사람이요. 노트하는 사람은 생각이 정리된 사람이요. 오늘을 반성하고 성장하는 내일을 계획하는 사람입니다. 책을 읽고 노트까지 하는 사람은 말해서 무엇하겠습니까. 그 정성과 세월이 쌓여 위대함을 만들기에 그 긴 여정에 욕심을 내어봅니다.


대학교수의 전공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학과라 하더라도 교수마다 다 다릅니다. 전문분야가 다르기에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비단 대학생이 가야 할 길 또한 그렇게 다양할 수 있지만, 우리가 먹고 살아가는 직업의 문제나 삶을 살아가는 방식의 문제에서도 우리는 다양한 전공을 살릴 수 있습니다. 겉으로 똑같아 보이는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그 집에 들어가 보면 그 가족만의 스타일이 있듯이 말입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틀렸다고 말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다를 뿐입니다.


시계보다 나침반, 나침반보다 거울

빨리 성공한 사람이 무너져 내리고 추락하는 일을 적지 않게 봅니다. 좋은 대학이 목표였는데 좋은 목표에 와서 그다음에 무엇을 할지 몰라 방황합니다. 좋은 직장에 취업이 목표였는데 취업을 해도 그다음 목표가 없어 혼란을 겪습니다. 삶의 방향이란 한 지점을 뜻하지 않습니다. 추구하는 삶의 방향에는 지점 지점마다 필요한 목표가 있을 뿐입니다. 조금 늦더라도 그 방향으로 정진하면 목표를 하나 둘 이루게 됩니다. 방황 없이 방향대로 갑니다. 그 와중에 나의 삶을 돌아볼 거울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조금 더 튼튼해집니다. 거울은 책이고 사람이고 자연입니다. 책을 통해 나를 발견하고 사람을 통해 나를 돌아보며 자연을 통해 겸손을 배워갑니다. 


욕도 노래가 되는 랩. 그것은 라임이라는 작은 제약이 만든 결과입니다. 어수선하고 복잡한 것들, 제대로 들리지 않는 시끄러운 이야기, 문법이 다 틀린 말, 잘 들리지도 않는 속삭임이 '라임'을 통하여 살아납니다. 규칙이 없는 곳에 작은 규칙이 들어갔더니 이야기가 되고 노래가 되고 의미가 됩니다. 내 삶의 이야기들을 노트에 마구 적어 내려가 보렵니다. 그리고 내 삶의 수많은 어수선한 것들에 라임을 만들어야겠습니다. 하루하루 지쳐서 이것저것 들쑤셔 본 의미 없어 보이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빛나게 바꾸어야겠습니다.


고민입니다. 카드 노트랍시고 쓰고 찍고 이렇게 나누어 보는데, 나만의 만족이 아닐까? 조금 더 나은 무엇이 있을까? 그래도 오늘 이 책을 통해서 몇 가지 답을 얻습니다. 

나의 마음가짐이 모든 것. 급하게 서두르지 말 것. 방향을 제대로 잡을 것. 내 삶의 라임을 만들어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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