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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팀장 Mar 20. 2019

이런 후배는 어때요

사람사는 향기를 내는 후배들  

.


[이런 팀장을 원해요] 글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다음으로 준비하고 있던 글

'이런 팀원을 원해요'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고민이 깊어갔습니다.

물론 완벽한 팀원의 모습을 구하지는 않을 테지만,

제목에서 풍겨오는 뭔가 모를 꼰대스러움을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채용공고 제목도 아니고 말이죠

제목부터 바꾸었습니다. 그래야 글을 풀어가는 방향도 잡히니까요.


이런 후배 어때요?


이 친구 정말 일 잘해요.

김대리 진국이더라고요.

박 주임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지.


선배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 후배들의 칭찬은 다양하게 표현됩니다.

여러분은 선배들에게 어떤 후배로 보이고 생각되고 싶으신가요.

일? 인간성? 성실함? 네트워크? 애사심? 스타일?

팀원이나 후배 입장에서는 한 명의 팀장, 소수의 선배를 보게 되지만

선배나 팀장 입장에서는 여러 명의 후배들을 대하다 보니 명확한 이미지를 주는 후배들이 눈에 들어오고 기억에 남는 게 사실입니다. 분명 개성 있고 튀는 후배가 기억에 남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만 튀는 건 기억에만 남을 뿐!



한 명의 팀장이 여러 명의 팀원을 대할 때

팀장의 성향에 따라 대하는 태도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팀장은 업무 능력을 최고로 중요시합니다.

일 잘하는 팀원이 최고입니다. 확실한 실적을 가져오거나 팀에 기여를 하는 팀원을 애지중지하고 인정하는 리더가 있습니다.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 팀장도 있습니다.

실적도 중요하지만, 서로 도우며 함께 가자며 팀원들을 다독이기도 합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라면서 요.

군사부일체와 삼강오륜을 기반으로 팀장의 권위와 상명하복을 잘 지키는 팀원을 최고라고 하는 팀장도 있고,

팀원들에 대하여 아무런 관심도 없이 객관적으로 로봇처럼 대하는 리더도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리더, 팀장, 임원을 대할 때

도대체 어떤 후배이고 팀원이고 조직원이 되는 게 좋을까요?

20년 30년을 살아온 삶의 방식과 철학과 신념을 바꾸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말이죠.

그렇다고 업무능력을 단시간 내에 끌어올리기도 힘들고, 없는 네트워크를 억지로 만들 수도 없고요.


저는 어쩌다보니 하루하루 실적에 목매는 조직부터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회사에 까지 경험해 보게 되었습니다.

직원 5명짜리 단촐한 회사부터 수백명의 회사까지 다양하게 다녀보고 느낀 점은

각각의 자리에서 인정받는, 원하는 직장인의 모습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을 잘 한다는 것은 팀장마다 그 접근과 기준이 다르기에 살짝 빼놓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에서나 인정받고, 선배들이 찾게 되는 친구들의 공통점.

아무데서나 찾을 수 없을 거 같은 특별한 후배들은 아마 이렇지 않을까 싶네요.


첫째,

눈을 맞춥니다.

사람과 사람이 대화를 할 때 눈 맞추는 것 말처럼 쉽지 만은 않습니다. 특히 직장이라는 딱딱하고 사무적인 환경에서는 더 다릅니다. 그런 직장에서도 대화 때마다 눈을 맞춰 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내공이거나, 의지입니다. 아이컨택은 삶의 태도의 한 모습일 수도 있고, 직장과 동료에 대한 긍정적 의지의 표현일 수도 있지만, 그 결과는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증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나보다 더 날 잘 아는.

'팀장님, 오전에 무슨 일 있으셨어요?'  깜짝이야. 지켜보았나 봅니다. 최소한 오전에 내 표정과 지금의 내 표정이 뭐가 얼마나 변했길래 말이죠.

때로는 툭툭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내가 리더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스스로 보지 못하는 것을 밝혀주고 깨닫게 해주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 것을 잘 받아 주는 수용적인 리더들에게만 돌아갈 혜택이긴 합니다.

이런 관심은 말로 표현 안 해도 후배들의 눈 빛에 드러납니다. 그리고 팀장들은 스스로를 돌이켜 봅니다.



셋째,

진지한 것도 매력.

팀장이 쉽게 여긴 일을 더 진중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가진 후배들이 보입니다. 그 친구들이 경험과 노하우의 부족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진지함에 팀장들은 100% 박수를 보냅니다.

때로는 팀장이 발견 못한 것을 발견하여 팀에 큰 기여를 이루어 내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칭찬에 칭찬을 더해줘야 합니다. 그 끈질김과 진지함은 의무가 아니었으며, 함께 세워나가는 일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일에 대한 능력을 넘어서는 진중함이 더 중요합니다.




넷째,

호기심 천국.

배움에 끝이 없다는 말이 가훈이라도 되는 걸까요?

본인의 업무 외에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관심을 갖는 후배가 있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팀원은 업무를 순환하거나 바꾸지 않아도 어느새 다른 업무까지 손을 뻗치고 있습니다.

이런 친구들을 보는 팀장들의 눈 빛은 기특하기까지 합니다.

저 또한 후배들의 사는 이야기만 들어도 공부가 됩니다. 듣다 보면, 최신 트렌드부터 이것저것 많이 알게 됩니다. 때로는 부모님이나 누군가로부터 물려받은 훌륭한 철학과 가치관을 가진 후배도 있습니다.

10명의 팀원을 면담하면, 각자의 삶이 사고방식이 다 다릅니다.

단언컨대 그 열 가지는 모두 틀린 것이 아닙니다. 다릅니다.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

식사는 하셨습니까?

이건 제가 십수 년간의 팀장 이상 선배들의 모습을 종합한 특별한 팁입니다.

바로 밥을 챙기는 사람입니다.

오죽하면 '식사하셨습니까?'라는 인사말이 있겠습니까. 그만큼 중요합니다.

'이게 다 밥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라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직장인에게 공식적인 휴식시간은 점심시간입니다.

이 중요한 시간을 누군가가 챙겨준다면, 아주 고마울 것입니다.

같이 꼭 밥을 먹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는지, 이제는 부모님도 안 물어보는 것을 물어보는 후배.

꽤 매력 있지 않나요.

참고: 직장인의 행복한 점심시간 만들기 https://brunch.co.kr/@solutionbook/34



팀장의 낯가림에도 먼저 눈을 맞춰주는 후배...

뜻하지 않게 잠시 잠깐이나마 나를 모니터링 해준 후배...

귀여울 정도의 진지함으로 업무를 대하는 후배...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호기심 가득한 후배...

70년대생 팀장과 밥 같이 먹어주는 자상한 90년대생 후배...


일을 넘어,

지연 학연을 넘어,

목적이 있는 인간관계를 넘어,

월급과 자아실현의 본질도 뛰어 넘어서,


이런 후배 이자, 동료를 그리워하는 것은

우리가 서로 모여서 이해하고 공감하고 배려하는
직장인 사람이라는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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