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지나가듯 따뜻한 그리움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

by 원조글맛집 이경희

여름은 나에게 잡아두었던 이름을 생각나게 한다. 해맑고 티없는 웃음이 얄미울 정도로 그저 나이먹음이 야속하다. 생각에 생각을 더해본다. 나는 언젠가는 청춘이었고 어디서부터가 시간의 얽매임의 시작이었는지. 내가 조금만 천천히 걷는다면 다를까? 내일을 오늘로 채우고 나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지하철 안에서 조용히 눈을 감으면 내 앞에 앉아있던 부부가 어른거린다. 같이 닮아가는 모습이 거울 같아 보이기도 하다. 꽤 괜찮은 삶이 아닐까? 가슴에 아릿함이 스며든다. 나는 누군가와 함께할 여유가 있을까? 지금은 이해 못할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 쌓이면 언젠가는 추억이 더해져 어제보다 더 큰 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으려나..


옷차림이 지나가는 계절을 알려주듯 어느새 흰머리가 귀밑을 덮어가면 그대와 맞잡은 두 손이 흔들려도 놓지 않고 싶다. 또다시 시간이 만든 이별이 오면 스쳐가듯 나는 안녕을 고하겠지만 남겨진 어린것들을 보며 견뎌낼 수 있겠지 싶다. 그날처럼 내 깨달음이 늦었듯, 길게 스며든 하루의 끝에서 그대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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