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모든 계절이었던 당신.

by someformoflove


그대를 떠나보내고 나서야 삶은 느리게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게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아요. 마치 거대한 시계가 흐름을 멈추고, 굳어진 톱니바퀴가 겨우겨우 돌고 있는 듯한 기분입니다. 하지만 이 느림 속에서도 그대를 생각하는 시간은 너무도 가벼운 속도로 흘러가 버립니다. 마치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처럼요.


그대와 함께한 시간들은 언제나 찰나였습니다. 아무리 오래 함께 있어도 그 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지요. 따스한 햇살 아래서 그대와 함께 웃고, 이야기를 나누던 시간들은 흘러가는 것이 야속할 만큼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자주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시간이 멈췄으면, 아니 적어도 조금만 더 천천히 흘러갔으면 좋겠다고요.


그대를 생각하다 보면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가곤 했습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밤이 찾아오고, 고요한 어둠 속에서 내 생각은 다시 그대를 향해 나아갑니다. 그대를 만나러 가는 길은 늘 느리게 느껴졌어요. 그 길을 따라가면서 그대를 만났을 때 나눌 대화와, 함께할 순간들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또 그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대를 만나면 시간이 어찌나 빠르게 흘러가는지, 손에 잡히지 않는 물처럼 그 순간들이 스르르 흘러가 버리곤 했죠.


나는 늘 당신만 생각하며 조금 더 많은 것들을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 사계절이 흐르는 동안 당신과 눈이 녹는 봄을 걷고, 여름 해변의 파도를 함께 바라보고, 가을의 낙엽을 밟으며 웃고, 겨울의 첫눈을 맞는 순간들을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계절을 함께 보냈음에도, 시간은 늘 부족했습니다. 아직도 당신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아요.


지금 나는 홀로 남아,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갇혀 있습니다. 그런 시간 속에서 그대를 떠올리면 자꾸만 시간을 되감게 돼요. 우리가 함께했던 순간들을 거슬러 올라가, 그때의 계절과 그때의 풍경을 다시 눈앞에 불러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단단히 굳어 있고, 나의 발걸음은 점점 더 느려지기만 합니다.


거울 속 나의 모습은 이미 40대를 향해 가고 있지만, 꿈속에서의 우리는 아직도 너무 젊고 어립니다. 나는 그곳에서 당신과 여전히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손을 맞잡으며 함께 계절을 걷습니다.


이제 나는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다시 당신을 만나기 위해 잠이 듭니다. 꿈속에서라도 당신과 모든 계절을 함께하고 싶어요. 우리의 시간은 여전히 부족하고, 해야 할 일들이 아직 너무나 많으니까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그대를 그리워하며 또 하나의 추억을 떠올립니다. 당신과 걸었던 그 길들, 당신과 나눴던 그 웃음들. 그 모든 것이 내게는 여전히 살아 있는 풍경처럼 느껴져요.


잘 가요, 당신. 꿈에서 만날 때까지 나는 이렇게 당신을 떠올리며 살아가겠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을 거예요. 꿈속에서는 계절도 시간도 멈춰 있으니, 그곳에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 볼게요.


안녕, 내 모든 계절이었던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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