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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formoflove Oct 18. 2024

Think About' Chu

아소토 유니온(Asoto Union)

언제부턴가,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익숙해졌다. 차가운 공기, 빈 방, 그리고 가끔씩 들리는 바람 소리. 그 모든 것이 나에게는 자연스러웠다. 무언가를 설명할 필요도 없었고, 누구와 나눌 말도 없었다. 그저 그렇게, 혼자였으니까.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네가 내 삶에 들어왔다.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네가 내 앞에 서 있었고, 우리는 처음부터 서로에게 끌렸다. 그게 운명이었을까, 아니면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지금도 나는 그걸 설명할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건, 네가 내 앞에 다가왔을 때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는 것.


“왜 이렇게 조용해?” 네가 처음 내게 물었을 때, 나는 그저 어색한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말이 필요 없었다. 우리 사이에는 늘 그랬다. 우리는 자석처럼 서로에게 이끌렸고, 말보다는 시선과 미소, 그 너머의 감정들이 더 많이 오갔다.


어느 날, 처음으로 네 손을 잡았던 날이 기억난다. 손이 닿는 순간, 마치 그 순간이 영원하길 바라는 듯한 마음이 들었다. 네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그날 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손을 맞잡고, 오직 우리의 사랑을 느끼기만 했다. 그때의 공기는 아직도 내 마음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베개 위에 머리를 뉘일 때마다, 포근한 미소가 지어지곤 했다. 시선이 마주치고, 손끝이 맞닿을 때마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르는 게 미웠다. 그 밤들, 네가 내 옆에 있어 준 시간들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장작불 앞에 앉아 연기를 바라볼 때면, 우리는 아무 말 없이도 서로를 이해했다. 벅찬 기분이 나를 감싸왔고, 마치 그 연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너와 함께라면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했으니까. 모든 게 조용했고, 모든 게 평화로웠다.


하지만 그전까지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었다. 많은 시간을 나 혼자 보냈고, 차가운 공기 속에서 외로움도 스스로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그때의 나는 마치 얼음 같았던 것 같다. 내 주위는 조용하고 차가웠으며, 그 차가움이 나를 보호하는 듯했다. 아무도 내 마음속으로 들어올 수 없었고, 그 사실이 나는 편했다.


그런데 네가 다가왔을 때, 모든 것이 변했다. 네 미소를 처음 본 순간, 내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차가웠던 내 마음이 마치 한여름 태양 아래에서 타오르는 것처럼 따뜻해졌고, 나는 그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내가 그토록 외면하려 했던 감정들이 너와 함께 있을 때 자연스럽게 피어올랐다.


“너랑 있으면… 참 이상해. 너무 편안해.” 나는 어느 날 밤, 너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너는 가만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 순간 나는 확신했다. 너와 나는 서로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물론 모든 순간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때로 서로 미워하고, 사소한 일로 다투기도 했다. 때로는 싸우는지 연애하는지조차 모를 만큼 감정이 격해졌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우리는 늘 다시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너와 나, 둘만의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서로를 미워하는 순간조차도, 그 속에 여전히 우리만의 온기가 숨어 있었던 거다.


우리가 함께 듣던 그 노래, 매번 다툰 후에는 어김없이 그 노래를 틀고 서로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상대방의 눈을 마주하며 웃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순간들 속에서, 싸움도, 오해도 모두 사라져 버리곤 했다. 우리 사이의 사랑은 그렇게 다시금 느껴졌고,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밤도, 나는 네가 옆에 있다는 사실에 미소가 지어진다. 베개 위에 머리가 닿을 때마다, 따뜻함이 내 몸을 감싼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사랑은 더 깊어졌고,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작은 눈빛과 손끝에서 우리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이 깊어지는 밤 속에서 나는 여전히 너를 바라보고, 네가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높아진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내가 사랑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나는 원래 혼자 있는 게 익숙한 사람이었는데, 어느 순간 너와 함께하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이 밤도, 너와 함께라서 조금 더 따뜻하고, 조금 더 깊어진다. 그리고 그 모든 게 참 감사하다.


“오늘 밤도 느껴져.” 나는 조용히 속삭인다.

너는 내 말에 살며시 웃으며 답한다. “나도 느껴져.”


우리는 말이 없어도, 서로가 무엇을 느끼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고 있다. 이 깊어지는 밤에, 우리의 사랑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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