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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의 여왕

_인간에 대한 예의 없음

by somehow Aug 1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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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갑질'이라고 하는 표현을 그전에는 막연히 알고 있었다. 나보다 좀더 힘있는 자가 부리는 횡포 정도로. 그런데, 직장에서 일상적으로 전횡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갑질'이라는 의미가 뼈에 사무칠 정도가 되었다.

갑질이라 하면, 갑을관계에서의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로,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 이라는 뜻으로 이해되고 사용된다.


사회적기업, HACCP인중은 받았으나 위생관념은 구멍가게만도 못한, 사업주부터 직접 제품생산을 담당하는 생산자는 물론 그곳에서 일하는 대부분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굴러가는 식품공장에서, 사장이라는 자에 의한 인간에 대한 개념없는 언행과 자기감정 표출식 폭언이야말로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갑질임에 틀림없다.


더팩토리_D에는 사장을 제외한 최장 근속자가 나보다 6개월정도 먼저 들어온 경리직원 한명이 전부였다. 그외 상근 직원수가 대개 적어도7~8명 되는데, 급여 정부지원기간이 끝나고 나면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대로 그 당사자들은 순차적으로 퇴사를 하게 되고 다시 정부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으로 대체 인원으로 충원되곤 했다. 그들 중에는 6개월에서 최대 2년정도의 근무가 끝나고도 계속 일하고 싶어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사장은 그 어떤 경우에도 그들의 의사를 존중하거나 배려하지 않았다. 어느 경우에나 정부지원금이 끊기고 자기 돈으로 급여를 주는 기간이 6개월이상 이어지는 것을 견딜 수 없어 했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돈 계약기간이 다가온 사람을 결과적으로 내쫓았다. 그러면서도 명목상으로는 늘 '회사가 어렵다, 지원금 없이는 운영이 어렵다, 이해해달라'는 소리를 떠벌였다. 그런 부조리한 사실에 대해 후임직들이 의문을 제기하거나 하면, 사장은 펄쩍 뛰었다.

모두 자발적 의사로 그만둔 것이지 자기가 쫓아낸 적은 결코 없다며 변명으로 일관했다.


앞서 얘기했던 포장직 M선생을 내보낼 때도 그런 식이었고, 체험학습장을 관리하는 체험팀장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1년마다 대부분 교체되었다. 계약종료로 퇴사당하는 경우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있었다. 왜냐하면, 계약기간이 종료되기 전부터 사장의 보이는-보이지 않는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발적 퇴사'라는 이름의 '비자발적 카드'를 던지기도 했다.

(그것은 바로 나에게도 해당되었다. 나는 간신히 2년을 채우고 치를 떨며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역시 나의 자발적인 의사는 아니었다.)

그런데 더팩토리_D의 터줏대감이기도 한  경리직원에 대한 태도는 일상적으로 경악스러운 정도였다. 그녀는 뜻밖에도 계약기간이 끝났을 때, 급여정부지원이 종료되었음에도 사장이 내보내지 않고 붙잡았던 유일한 직원이었다. 그 아까운 제돈으로 월급을 줘가면서까지 말이다.

그런데, 경리는 말이 경리지, 실제로는 더팩토리_D의 모든 살림을 도맡아하는 상황이었다. 회사의 수입지출에 관한 것은 물론, 완제품재고와 원재료 재고량을 체크하고 간여하며 거래처에서 제품을 주문해오면 납품을 위해 박스마다 물건을 싣고 차에 쟁여넣고 온종일 거래처를 돌며 거래명세서를 챙겨오고 반품을 관리할 뿐 아니라 월급날이면 당연히 모든 직워들의 급여를 정산해 쏴주어야 하고 공장운영에 필요한 비품들을 최저가사이트를 뒤져 제일 싼 가격에 주문해야하고 박람회라도 돌아올라치면 박람회 신청과 부스배정에 관해 신경을 써야 하고, 초보자인 내가 잘 모르는 여러가지 부분에 대해 붙잡고 물어보면 답해주어야하며 온갖 박스들이 가득차고 정확한 소재도 알기어려운 창고의 내부 사정도 꿰고 있는 사람도 더팩토리_D의 왕고참인 경리H뿐이었다.

하루가 48시간이어도 부족할 정도로 경리 H는 바쁘고 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매일 업무보고서를 작성해야하고 다른 이들의 각기 다른 서류작성에도 조언을 해주고 틀린 부분을 고쳐주고 관여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런 모든 일들의 가장 우선순위는 사업계획서작성이었다. 사장이 어떤 지원사업공고가 났다고 알려주면 그 사업에 적합한 온갖 구라를 담아 잘 섞어 넣어서 멋진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기한내에 제출해야했다. 그것은 다른사무직에게는 물론 경리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경리에게 주어진 고유의 업무보다 가장 우선되는 일이 그것이었다.

언제까지가 기한인데 그걸 해내지 못하면 구박을 받았다. 또 사업계획서를 쓰느라 정작 자신의 일을 당연히 미루게되면 어느날은 또 그것을 트집잡아 엄청난 언어폭력과 모욕감을 공개적으로 퍼부어댔다. 그점에서 나머지 직원들은 나를 포함해 늘 더할나위 없이 의아했다. H가 잘못한 게 있으면 따로 불러서 야단을 치든 회유를 하든 해야 맞다고 생각되는데, 사장은 일단 그런 꼬투리를 잡은 날은 어김없이 갑작스레 회의를 소집했다. 그리고 작은 사무실 좁은 원탁에 무릎을 맞대고 둘러앉게 만든 다음, 경리직원 H를 조져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잘못을 어느정도 시인하기도 하던 H는 언제부턴가는 노이로제에 걸린듯, 그 상황을 힘겨워 하고 초초해했다. 나중에는 회의만 하면 눈물콧물을 쏟아가며 울어댔다.

한마디로 사장은 경리가 꼴도 보기 싫어 죽겠다는 듯이 번번이 트집을 잡아 씹어댔고 H도 잘못을 인정했다가 안 했다가 울었다가 웃었다가 해가며 괴이한 광경이 연속되었다. 한번은 내가 사장에게 물었다. 왜 공개적으로 한사람을 망신주듯이 하느냐, 그냥 따로 불러서 잘못한 점을 지적하고 개선의지를 듣고하면 되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자 사장은 뜻밖의 대답을 했다.


쟤가 너무 거짓말을 한다. 그렇게 따로 불러 한 얘기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해서 다른 직원들에게 떠벌인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 한들, 그렇게 직원을 모욕하고 망신주기 식으로 다루는 것은 잘못되었다.

더욱이 한가지 이상한 점은 사장 입장에서, 그렇게 보기 싫은 경리라면 자르면 될 것 아닌가?였다. 그런데 사장은 절대로 '해고'라느니 '나가라'느니 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사회적기업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사회적기업은 '해고나 권고사직' 등을 하게 되면 이후로 정부지원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회적기업은 정부로부터 엄청난 지원을 받는다. 컨설팅지원 등의 경영지원, 공공기관 우선구매지원, 세제지원, 시설비 등 지원이 그것이다. 내가 보아온 2년여기간동안 근로자 급여지원 말고도 무슨무슨 지원 명목으로 주어지는 혜택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자활능력을 키울 생각은 없이 어떻게든 자기 돈을 안 쓰는 데만 골몰하며 당사자를 조져서 스스로 못 견디고 나가도록 하는 꼼수를 부렸다. 그러나 경리직원 H도 결코 사장에게 그런식으로 굴복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동료인 우리들도 절대로 먼저 나가겠다 소리는 하지 말고 끝까지 개기라고 독려했었다. 자발적으로 나가면 실업급여도 못받으니 해고를 당하거나 아니면 퇴직금이라도 최대한 챙기도록 가능한한 버티라고 등 두드렸다.


실제로 옆에서 지켜본 입장에서, 사장은 그녀를 피를 말리고 쥐어짜서 제 풀에 나가떨어지게 만들려는 속셈인듯 보였다. 실제로 두어 번, H가 그런 괴이한 상황을 못견디고 그만두겠다고 퇴사의사를 밝힌 적도 있었다. 그럴 때는 뜻밖에도 사장은 그녀를 붙잡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경리 H가 회사의 업무의 많은 부분에서 간여를 하고 있었기에, 그녀가 당장 그만두면 그 모든 부분에서 사장이 인수인계를 받거나 후임자가 인수를 받더라도 그녀만큼 나름대로 일목요연하게 한줄로 꿰어차기에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럴때, 사장은 두어차례 월급을 몇푼씩 올려주며 그녀를 잡아앉혔다. 아이가 셋이나 되면서 어디 쉽게 취직되겠느냐는, 무척 배려한다는 듯한 말과 함께. 물론 그후에도 사장이 그녀를 대하는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여전히 회의때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H를, H의 업무성과를 트집잡고 조져댔으며 몰아붙이고 다그쳤다.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없는 이중적인 사장의 태도에 우리 모두는 늘 혀를 내둘렀다.

그렇게 괴이한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들로서는 '서로에게 필요악이며 애증'의 존재라고 생각했다.


더팩토리_D는 일자리제공형 사회적기업으로 확인된다.

아래의 자료에서만 보아도 사회적기업이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일자리 제공형 사회적기업이라 하면, 조직의 주된 목적이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므전체 근로자중 취약계층 비율이 30% 이상일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계약과 급여 지원기간에 따라 사람을 들이고 내치고를 반복하는 더팩토리_D의 행태는 일자리제공의 궁극적 의도를 왜곡하고 훼손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토록 많은 지원과 혜택을 받으면서도 월 매출이 고작 300만원밖에 안된다며 사장은 늘 징징대며 직원들을 다그치고 쪼아댔다. 적극적인 영업전략이나 마케팅을 위한 노력도 없이(그역시도 무슨무슨 지원이 있을 경우에만 시도되었으며, 코로나이후 그러한 마케팅자금 지원혜택은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짐작되었다.) 지원이 있을 경우에만 일시적인 판촉과 마케팅을 시도했다. 마치 밑빠진 독에 물붓기와 같은 느낌이었다.


사회적기업이든 아니든,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기업을 운영하는 자의 기본적인 태도에 관한 것이다. 나는 결코 전체 사회적기업을 성토할 생각은 없다. 사회적기업의 진지한 궁극적 목표를 추구하는 다른 사회적기업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단지, 나는 내가 겪은 사회적기업의 허울을 쓴 더팩토리_D의 실상을 이야기할 뿐이다. 법적 제도적 안전망 속에서 착한 기업의 탈을 쓴 채 감추어진 얼굴로 어떤 짓을 일상적으로 해대는지, 혹시 그게 어느 기업체에서나 일상다반사인 것인지, 그래서 내가 여기서 흥분하여 떠들어대는 이야기들이 쓰잘데 없는 짓인지 아닌지도 알지 못한다.

나는 다만 초보생산직근로자로서 내가 747일동안 견디며 겪어온 일들에 대해 폭로할 뿐이다. 보고 듣고 경험한 일들을 기억해내어 기록하느라 표현과 상황의 오류가 있을 수는 있으나 전체적인 내용은 틀림없는 사실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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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https://blog.naver.com/lawunkr/222307241340자료출처: https://blog.naver.com/lawunkr/22230724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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