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Oh My Lif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ehow May 10. 2023

나, 꼼수의 여왕

_그럼에도 면접만 보면 거의 되더라는...

결론부터 밝히자면, 나는 5월4일부터 다시금 정규직으로 출근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베이커리 팩토리다!



빵공장_H.

그곳과의 인연은 이미 지난해말, 결핵 감염 사실이 확인되면서 끝났다고 생각했었다.

마지막일터라 여기며 입사했다가 6개월만인 11월말에 비타민공장을 자퇴한 이후 여기저기 이력서를 날리기 시작했던 12월 초, 빵공장-H에 이력서를 보내자마가 한두 시간내로 연락이 왔었다.

뜻밖이었고 기뻤다.

모집공고에 따르면, 공장을 확장신규이전하느라 인원을 확충하는 것으로 필요 인원은 10명이었다.

그렇다면 확률이 높았다.

식품회사이기도 하고, 당시는 결핵감염에 대한 검사나 확진이 내려지기 전이었기에, 나는 서둘러 지원했었다.

생산부서-제빵과정의 보조역할.

면접담당자는 면접 즉시 채용을 결정해주었고 출근날짜까지 확정했었다. 오래 헤매지 않고도 다시 안정된 정규직으로 들어가게 되어 기쁘기도 했으나 한편으로는 찜찜했다.

왜냐하면, 집에서부터의 거리가 14Km정도였는데, 보통의 공장들이 도심의 외곽에 빠져 몰려 있기는 하지만, 그역시 27~8분동안 달려가서도 꼬불꼬불한 길을 돌아 높다란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원자들에게 자가용이 있는지 확인했다.

대중교통은 전혀 없어서 자차나 택시가 아니면 출퇴근이 불가능하니까. 그러자니 기름값이 꽤 들겠다 걱정하는 나같은 사람을 위해 유류비가 지원된다고 했다. 매월 10만원 주유권으로.

그렇게까지 해준다니 나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는 집근처~20분 이내의 거리를 선호하기에 망설임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결국 채용이 확정되었음에도 출근날짜가 다가오도록 끊임없이 집과 가까운 곳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만난 곳이 집에서 7분거리의 베이커리공장 S였다.

집과 가깝고 빵 공장이기에 나는 곧바로 그곳으로 결정했고, 그 역시 면접을 보자마자 채용되었다.

그로써 나는 빵공장_H에 결별을 고했었다.


기대에 부풀어 일을 시작했던 빵공장_S는 휴게실이나 휴게공간이 전혀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1주일만에 그만두게 되었고, 마침 마지막근무 퇴근시간에 그전에 했던 결핵검사에서 확진결과를 받았던 것이다.


잠깐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빵공장_S를 때려치우기 전에도 꼼수를 부렸다는 사실이다.

나에게 호의적이었던 빵공장_H의 면접담당자에게 조심스레 문자를 보내어, 지금이라도 다시 입사가 가능한지 물었는데 뜻밖에도 흔쾌한 답이 돌아왔다.

그러시라고.

그러니까, 나는 빵공장_S를 벗어나는대로 곧바로 그곳으로 이어달리기를 할 계획했으나 결핵확진통보를 받으며 모든 꼼수에 종지부를 찍어야만 했다.

당시에는 혼자 까불거리다 제 발등을 찍은 것만 같았고 깊은 실의에 빠지기도 했다.


그에 관한 전말은 다음의 페이지에 담겨 있다.


빵공장_H, 위의 에피소드에서는 대형베이커리 공장이라고 명명했던 바로 그곳이다.



바로 그곳, 빵공장_H에 불현듯 이력서를 송부했다.

먹어 보지도 못한 떡을 한번 더 찔러보기라도 하자는 심정으로.

때마침 포장부 인원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외에도 여기저기 구인공고를 살피며 이력서를 날리고 있을때 며칠후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빵공장_H의 채용담당자, 이전에 면접을 했었고 나의 꼼수에도 불구하고 두번씩이나 기회를 주었던 그 양반.

전화를 받자, 그가 말했다.

이력서 내셨던데, 치료는 잘 받으셨나요?

어, 저를 기억하세요?ㅎ

나는 기뻤다.

나를 기억하고, 치료가 끝나면 다시 지원하겠다고 했던 마지막 문자의 내용도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몇 마디를 더 주고받은 뒤 다른 절차없이, 정규직으로 채용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5월 4일부터 출근하기로 했다.


그럼 끝난 것일까, 하...꼼수의 여왕인 나, 그럼에도 그 14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는 마음에 걸리는 탓에, 출근 날짜까지 일주일여 남은시간동안, 몇 번의 면접을 더 시도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또 다시, 구직 모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