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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d Influence Oct 23. 2019

편지를 쓰는 일은 사랑하는 일

편지를 받는 일은 사랑 받는 일이고, 편지를 쓰는 일은 사랑하는 일이다
- 박준 -


정보통신이 발달한 요즘은 좀처럼 손편지 쓸 일이 없다.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손편지를 제법 많이 썼던 기억이 있다. 주로 누구에게 썼을까? 서로의 우정이 각별했던 절친이나 애틋한 마음을 가졌던 이들이 대부분의 수신자였다. 이렇다 보니 편지를 받는 일은 그때도 특별한 일이었고, 편지는 서로의 특별한 사이를 상징하는 표상이었다.


편지를 쓰는 일과 받는 일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편지를 쓸 때는 받는 이를 계속 생각하면서 쓰기 마련이다. 또한 말로 하기엔 좀 쑥스러운 둘만의 이야기들도 풀어 놓게 된다. 이를 통해 상대를 인정하고 자신의 진정 어린 마음을 상대에게 전하려는 선한 마음이 자연스레 담기게 된다. 그래서 편지를 받아 읽게 되면, 마음이 따뜻해지거나 좋은 마음이 가슴 가득 부푸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너무 깊이 몰입하다 보면 밤새 써놓고 아침에 읽으며 찢어야 하는 일도 종종 생기곤 하지만 말이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을 쓴 박준 시인은 “편지는 분노와 미움보다는 애정과 배려에 더 가까운 것”이라고 말한다. 살아가면서 되도록 편지 같은 글을 쓰고, 또 받고 싶다. 요즘엔 편지 받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쓰는 일을 통해 그 목마름을 해갈해 보려 한다. 시인의 말처럼 애정과 배려를 해주고 싶은 이가 있으면 편지를 써보는 것이 어떨까. 일상의 글을 쓸 때 편지 같은 글을 쓰는 것도 좋은 방편이다. 특히, 업무나 부탁을 하는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도 내가 하고 싶은 말, 요구하는 말만 쓰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는 말, 간단한 안부 한 줄이 필요하다.


좋은 글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일방적으로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는 말이어야 한다. 그래서 쉽게 읽히고, 기분을 좋게 하는 글은 결코 쉽게 쓰인 글이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글을 쓰며 성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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