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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석현 Sep 10. 2024

우물 안 개구리

스무 살의 너에게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 밖을 모른다. 당연히 바다도 모르고 산다. 그저 우물 안에서 바라보는 둥근 하늘이 이 세상 전부인 줄 알고 산다. 마치 세상의 시작과 끝이 그 안에 있는 것처럼 착각하면서 살아간다.


선후배도 친구도 부부도 끼리끼리 만난다. 끼리끼리는 서로가 비슷한 수준이라 쉬이 알아채지 못한다. 둘 중 하나는 내 수준이 상대보다 조금 낫다고 생각하며 상대적 우월감을 가질 수도 있다.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고 살아가지만 모르는 사실 하나는 상대도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수준이라 서로가 그걸 모르고 자기 위안을 삼으며 살아간다. 그 무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성장해야 한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나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든지 아니면 지금의 무리 속에 있으면서 동반성장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살아가며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사람을 생각보다 많이 만난다. 지금 내가 우물 안 개구리라면 상대가 우물 안 개구리인지도 알 도리가 없다. 우물 밖으로 나가봐야 비로소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만난 상대 역시도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물 밖으로 나가봐야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우물 밖 세상 또한 지금까지 내가 살던 우물보다 조금 더 큰 우물일 뿐이지 여전히 우물 속 세상이다. 지금 내가 그렇고 내 주위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다. 내가 속한 우물에서 벗어나 더 큰 세상을 보기 위해서는 살아가며 끊임없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내가 사는 우물에서 벗어나 조금 더 큰 우물로, 그리고 또 조금 더 큰 우물로 계속해서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끊임없이 알을 깨고 탈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루를 지낸 후 저녁에 맞이하는 시간을 하루에 대한 보상심리로 포장하며 스스로와 타협해서는 안 된다. 일은 누구나 한다. 일한다고 생색을 낼 필요는 없다. 학생은 공부하고, 주부는 집안일을 하고, 직장을 다닌다면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내일을 또 열심히 살아가기 위한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저녁 무렵 쉬는 시간에 휴식을 취하며 편안하게 잘 보내는 것이 한편으로는 힐링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짧은 시간이지만 일과 이외의 시간에 의미 있는 일을 매일 해본다면 예상보다 빨리 지금 내가 사는 우물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것이 운동이 되었건 독서나 글쓰기, 또는 사교모임이 되었건 일주일에 2~3회 이상을 자기 계발을 위해 실천해본다면 지금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내 알 수 있을 것이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종족 번식은 본능적인 행위다. 나무도 열매가 잘 맺지 않으면 나무를 괴롭힌다. 대추나무에 열매가 많이 열리지 않으면 대추나무에 염소를 매어 놓는다. 나무에 고삐가 묶여있는 염소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나무를 잡아당긴다. 그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낀 대추나무는 종족 번식을 위해 그해 열매를 많이 맺는다. 감나무에 박피(剝皮 껍질이나 가죽을 벗김)를 하는 것도 같은 원리다. 감나무 껍질을 벗겨내면 과일이 실하고 수확시기도 빨라진다. 씨앗을 심어도 물을 많이 주면 썩지만 반대로 흙이 메말라 있으면 물을 찾기 위해 뿌리를 한없이 뻗는다. 식물의 생육환경에서 보듯 물과 양분을 과하게 주고 안락하게 키우면 병충해에도 약하고 과일도 제대로 열리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내 인생의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자신을 조금 괴롭히는 것이 낫다. 편안한 환경에서는 누구나 안주하기 쉽다.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 생존의 위협을 느끼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평생 이 우물에서 한 번도 벗어나지 못해보고 살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인류 역사를 되돌아보면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한 종족은 도태되었으니 넓은 아량으로 후손들까지 생각한다면 생존의 위협을 느껴야 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주위의 선배나 스승이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가끔 조언해줄 수 있지만 그들 역시 그들이 사는 우물 안의 개구리다. 단지 그들은 처음에 살던 우물에서 벗어나 그전보다 조금 더 큰 우물에서 살고 있을 뿐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사는 우물에서 보고 듣고 경험하고 느낀 것들로만 아등바등 사는 사람이다. 그들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고, 지금 속한 우물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내가 사는 우물에서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사람은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살아간다. 왜냐하면 지금 사는 삶에 적당히 만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귀찮음이 한몫한다. 잘 살았든 못 살았든 오늘 하루를 어떻게든 살아냈기에 오늘에 대한 보상심리가 크게 작용한다. 그로 인해 그냥 지금 사는 우물 속에서 그대로 사는 삶을 선택한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서 빨간약을 먹지 않은 대다수 사람처럼 사는 것을 스스로 선택한다.     


머릿속에 있으면 생각이고, 입 밖으로 나오면 말이고, 손으로 쓰면 글이 된다. 말을 잘하더라도 글은 제대로 쓰기 힘들 수 있다. 그만큼 글을 쓴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하지만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 깊이 있는 생각을 하리라 믿는 것은 그야말로 어리석은 짓이다. 두서없이 말하고, 말의 한계를 여실히 보이는 사람은 그 깊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머릿속에 있는 것이 여과 없이 입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이 어떻게 말하는지 나는 지금 말을 어떻게 하고 글을 어떻게 쓰는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만일 내가 한 달 전, 일 년 전과 비슷한 말과 행동을 하며 사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주위 사람을 둘러보기 이전에 자신을 돌아보면 된다. 그동안 발전이 없었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고 조금 부족한 구석이 있다. 하지만 부족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부족함을 채워나가기 위해 자신을 꾸준히 채찍질해야 한다. 매일 조금씩 성장하지 않으면 지금 내가 사는 우물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매일 같은 생각을 하고, 만날 때마다 매번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그런 사람들과 늘 함께한다면 지금 내가 사는 우물에 평생 갇혀 살 확률이 높다. 평생 바다 한번 보지도 못한 채 죽고 싶지 않다면 지금 당장 그 우물에서 뛰쳐나가라.


귀생(貴生): 자신의 생을 너무 귀하게 여기면 오히려 생이 위태롭게 될 수 있고,

섭생(攝生): 자신의 생을 적당히 불편하게 억누르면 생이 오히려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

노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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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브런치의 모든 글은 생각이 날 때마다 내용을 조금씩 윤문(潤文)하여 완성된 글로 만들어 나갑니다. 초안 발행 이후 반복 수정하는 과정을 꾸준히 거치니 시간이 지날수록 읽기가 수월하실 겁니다. 하여 초안은 '오탈자'와 '문맥'이 맞지 않는 글이 다소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구하겠습니다. 아울러 글은 저자의 손을 떠나면 독자의 글입니다. 글에 대한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 독자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겸허한 마음으로 활발히 소통하도록 하겠습니다. 독자분들로 인해 글을 쓸 힘을 얻습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 <저자 박석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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