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습관을 조심하도록 하여라

사소한 말에 마음상하는 법이다

by 박석현

사랑하는 아들 딸아.


늘 말습관을 조심하도록 하여라.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사람은 그것이 좋은 것인지 아닌지 미처 판단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남들이 사용한다고 그냥 따라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아이들에게서 특히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어른들도 무심코 이런 말습관을 가지게 된다. 본디 좋지않은 습관은 빨리 자리를 잡는 법이니 평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자주 가지며 애초에 좋지않은 습관은 가지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미 자리잡힌 습관이라면 어서 빨리 고치는 현명함을 가지도록 하거라. 그 중에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 '말습관'이다.


예컨데 이런 것들이 있다. 나보다 연장자에게 "감사해요"라는 말은 되도록 하지말거라. 그 상대가 너의 은사님이나 네 직장의 최고 상사나 너에게 어려운 사람이라면 그렇게 말할수 없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할 확률이 높다. '감사'는 존칭이고, '~해요.'는 상대편을 보통으로 높이는 뜻을 나타내는 종결형 '비격식체'이다. 고마움을 나타내는 '감사'라는 말은 존칭이고, '~해요'가 비격식체라면 '존칭'과 '비격식체'를 섞어놓은 애매모호한 말이 되는 것이다. 이는 나와 동갑이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는 사용할 수 있는 말이지만 나보다 연장자에게 사용하는 것으로는 올바르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연장자에게는 "감사합니다." 또는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고, 나와 동갑이거나 연하(年下)인 사람에게는 "고마워요." 정도가 좋겠다. 나보다 어린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서는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한가지 더 예를 들자면 "진지 잡수세요."와 "밥 먹자." 정도가 있겠다. 어른에게는 '밥'의 높임말인 '진지'를 사용하고, 그 뒤에 '먹다'의 높임말인 '잡수다'를 붙여서 '진지 잡수세요.'라고 사용한다. 어른에게 '밥 먹으세요.'나 '밥 잡수세요'라는 (반말+존칭)을 섞어서 사용하는 것은 본 일이 별로 없을 것이다. '식사 하세요.' 정도가 편한 말일 것이다. 동갑이나 연하인 사람들에게는 '밥 먹자'(반말+반말) 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존칭과 반말을 섞어서 사용하는 것만큼 무식해보이는 것도 드물다. 모든 말의 끝에 '~요'만 붙인다고 하여 존칭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이를 잘 가려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요즘은 예의가 많이 사라진 시대가 되었다. 사소한 것들은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그 사소한 것들을 사려(思慮)깊게 생각하는 사람을 간혹 만날 수 있다. 평소 말습관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득(得)이 될 확률이 많지 실(失)이 되지는 않을 것이니 이를 잘 생각하여 예의있는 말습관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누구든 나에게 예의를 차리는 것을 싫어하는 이는 없을 것이니 말이다.


참고로 '감사'는 '고맙다'는 표현보다 더 존칭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나 사실 국어사전을 보면 '고맙다'는 말이 순 우리말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감사(感謝)'는 일본어에서 유래되었다는 말이 있으니 가급적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감사'라는 단어 보다는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무척이나 많으니 경우에 따라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섞어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고맙습니다.' 라고 하면 반말을 한다고 좋지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네가 아는 것이 사실일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모른다면 네가 '진실'로 생각하는 것이 상대에게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으니 상황을 잘 살펴가며 말하도록 하여라. 그러나 가급적 '고맙습니다.'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알 수 있도록 전파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일재시대의 잔재가 아직까지도 참으로 많이 남아있구나.


사랑하는 아들 딸아.

고마움을 표현하는 이 한마디에도 이렇듯 많은 의미가 들어있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말들 속에 품은 속 뜻이 그 얼마나 다양한 의미가 있겠느냐. 그러니 평소 단어가 가진 사전적인 의미를 꾸준히 공부하고, 말습관을 올바르게 가져서 살아가며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아름다운 말을 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겠구나.


사랑한다 나의 아들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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