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삼켜낼 용기

by 채지연

안 좋은 생각이 들게 되면 도망치고 싶어진다. 컴퓨터도 핸드폰도 전원을 끄고 사라져버리고 싶다. 모두가 날 못 찾았으면 한다. 날 괴롭히는 불안과 우울의 원인이 무엇일까. 단순히 엄마라고 생각했는데 엄마와 인연을 끊었음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여전히 나는 우울하고 불안하다. 문제가 생기면 숨고 싶고 날 세상에서 도려내고 싶어진다. 가끔은 약봉지들을 보면서 이 약들을 한 번에 삼켜버리고 싶다. 그러면 깊은 잠에 빠져버릴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아주 나중에 깨어나면 이 불안도 날 떠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불안과 우울이 나에게 지쳐서 나가떨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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