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친의 피드속 글
"요즘 잘 자고 있지"
어느 평범한 인사가 있다. 나는 그 평범한 인사말 속에, 거짓을 고한다. 아빠는 나에게 항상 묻는다. 잘 자고 있느냐고 나는 그 말에 여느 말처럼 긍정으로 답한다. 하지만 잘 자고 있지 않다. 아빠 집에 내려간 날에도 밤을 꼴딱 새웠지만 출근하는 아빠에게 잘 다녀오라며 막 자다 깨 난 것처럼 거짓을 꾸몄다. 별 하나 없는 까만 밤을 말똥한 눈으로 지새는 것은 꽤 괴로운 일이다. 옆방에서 들리는 아빠의 코 고는 소리의 리듬에 맞춰 잠이 들락날락한 정신이 온다고 해도, 나는 잠이 들지 않는다.
어쩌면 아빠는 내가 잠을 못 자는 것을 알아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날 밤 이후로 내가 집에서 잘 자는지 못 자는지 자주 묻곤 한다. 나는 모르는 척 잘 자고 있다고 대답을 한다. 아빠는 그래. 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는다. 나는 나와 매번 유효기간이 없는 약속을 한다. 아빠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자고, 정말 잘 자고 정말 잘 지내보자고. 매번 거짓말로 나의 삶이 행복하지 말고 정말 잘살고 있음을 말해보자고.
어느 날 너무 힘든 날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한마디 말도 못 꺼낸 체 그냥 전화해봤다며 아빠 추우니, 옷을 잘 챙겨입고 감기 조심하라며 끊은 날이 있었다. 아빠는 몇 분 뒤 나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왜 전화했냐며 다시 물었지만 나는 정말 몇 배는 밝은 목소리로 아무 일도 없는데? 라고 말했다. 나의 거짓된 말들은 끝도 없이 줄줄 나왔다. 아빠는 알았다. 라며 나의 자존심을 지켜주었다.
언제쯤 마음 편히, 나 잘살라고 말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아빠에게 말을 못 하는 것은, 아빠가 걱정할까 보이라는 마음이지만 아주 어느 한 편에는 자존심 때문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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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기간이 없는 약속을 한적 있나요
그래도
언젠가는 지켜질 것 같은 약속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