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부르는 서비스

결국은 눈치, 관찰력

by SONEA

'퍼피독 서비스' 종업원이 주문을 받을 때 바닥에 무릎을 꿇는 것을 말한다. 한 때 아웃백 레스토랑에서 모든 서버들은 이 자세로 손님의 주문을 받는 것이 기본 매뉴얼이었고 아웃백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쉽게 보기 힘든 자세가 되었다. 나도 지금이야 이 자세의 명칭을 알지만 이러한 것이 사전적으로 명시되어 있는지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난 자연스럽게 이 자세를 특정 상황에 한 번씩 사용하곤 했다. 어떠한 상황에 사용하였는가 하면 손님 입장에서 불편을 느끼거나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정보를 전달할 때 주로 사용하였다. 주문한 물건이나 음식이 품절이리던지, 생각보다 시간이 딜레이 되어갈 때 그 이유를 설명드릴 때 라던지 등등 정말 티끌만큼이라도 손님이 기분 나빠 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여지없이 퍼피독 서비스를 쿠션 멘트를 곁들여서 활용하였다.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나도 그냥 다른 곳들처럼 비 언어적 표현은 따로 신경 쓰지 않고 말만 친절하면 된다고 판단하였고 , 그렇게 행 하였었다. 하지만 이렇게 행 하였을 때 손님의 반응을 조금만 주의를 가지고 관찰하고 눈치를 보기 시작하니 좋아하지 않았고,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래서 난 어떻게 하면 이러한 반응을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하였고 심리학까지 공부하기 시작하였다. 계속 고민하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다 보니 이런 비 언어적 표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을 때 손님의 반응이 가장 괜찮은 것을 알아차렸고, 현재까지 계속 사용하고 있다. 왜 그런가 하니 레스토랑 같은 경우엔 보통 손님은 의자에 앉아 있고 종업원들은 서서 손님을 응대한다. 인간은 무의식 중으로 무언가를 올려다보거나 누군가를 올려다보면 그 대상에 대해 작은 위압감을 느끼게 되고 내가 저 대상보다 아래다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들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정보를 손님보다 시점이 높은 상태에서 전달하게 되면 손님은 무의식 중에 묘한 괴리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손님 입장에선 '나는 분명 내 돈과 시간을 써서 이 브랜드의 서비스를 받고 즐기러 온 사람인데 왜 내가 명령을 들어야 하지?' 등 이런 비슷한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그렇게 손님은 부정적인 감정을 끌어당기게 되는 것이다. 만약 여기서 이런 정보를 전달하는 순간 종업원이 비 언어적 표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세를 낮추며 손님보다 낮은 시점에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면 같은 말이라도 미묘하게 해석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아까와는 반대로 이번엔 내려다보는 시점이 되었다. 이렇게 내려다보는 시점이 되면 무의식 중으로 내가 저 사람보다 위에 있고 권위가 있구나 그래서 저 사람은 지금 나에게 간절히 부탁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손님은 같은 문장, 정보를 듣더라도 묘하게 너그러워진다. '아 이 사람은 정말 나에게 죄송한 감정을 지니고 있구나, 나에게 정말로 진실되게 이야기하고 부탁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 하게 되고 '그래 뭐 저렇게 부탁하는데 한번 봐주지'와 같은 너그러운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응대하는 손님에게 컴플레인이 발생하거나 불만이 발생하는 경우는 10팀 중 한 팀이 있을까 말까 한 수준이다. 오히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난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고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하고 저 손님에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무엇을 선호할지 끊임없이 관찰하고 눈치를 살핀다. 내가 만약 의식적으로 손님을 관찰하고 눈치가 없었다면 나 또한 남들과 같았을 것이고 오히려 더 못했을 것이다. 앞서 이야기하였지만 손님은 절대 바보가 아니다. 내가 기분 나쁘면 손님도 기분 나쁘고 내가 눈치를 챈다면 손님도 눈치를 채고 내가 알면 손님도 반드시 알아차린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의식적인 행동과 관찰이다. 아무런 의도 없이 무의식 중으로 하는 반복적인 행동은 아무런 감동도 줄 수 없고 기억에 남을 수 없다. 당신은 오늘 하루를 보내며 접한 서비스 직원 중 몇 명을 기억하는가? 아니 단 한 명이라도 기억나는 얼굴이 있는가? 매일 가는 곳 말고

또 당신은 어제오늘 하루를 보내며 정말로 의식적으로 '본 것'이 있는가? 아니면 습관처럼 지나가던 길 지나가고 먹던 거 먹고 심지어 그 와중에 아무 기억도 안 남는 쇼츠와 릴스를 무한정 손가락으로 내리며 눈 뜬 채로 잠들어 있지 않았는가? 잠에서 깨라! 의식을 가지고 손님을 관찰하고 눈치를 가져라 어제와 같은 손님이라도 어제와 옷차림이 다르고 어제와 컨디션이 다르고 어제와 기분이 다르고 어제와 화장이 다르고 어제와 모든 것이 다르다. 매 순간 달라지고 변화하는 것을 눈치채고 관찰하고 그에 맞게 평소와 다른 반응을 보여라.

서비스직은 사람이 사람을 접하고 대하는 일이다. 눈 뜬 좀비처럼 무의식으로 대할 거면 뭐 하러 사람을 쓰겠는가? 기계가 실수도 안 하고 더 효율적이다. 기억하자 우리의 업종은 사람 냄새가 나는 업이고 나야 하는 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