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나는 하나님이 무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냥 내 믿음을 막 의심해라. ^^ 뭐 대단한 믿음도 아니고 나도 날마다 나를 믿지 못하는데... 그냥 하고 싶은데로 하는 거지.
나의 하나님은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처럼 번쩍이는 슈트를 입지도 않았고 눈에서 레이저를 쏘는 일도 없으며 순간이동을 자유자재로 하지도 않고 시간을 돌려 새로운 시작을 하지도 않는다.
잘 못되어 죽어가는 인간을 눈물로 살리지도 못한다. 무능해도 너무 무능하지.
살려달라는 말도 무능하니 들어주지 못하는 건 아닌가? 이렇게라도 생각해야 실컷 하나님 탓을 할 수 있다.
애착에 문제가 있는 나에게 왜 이러시는지. 나는 애착이 어렵다고 그렇게 말하는데 혼자 개ㅈㄹ을 하고 삐졌다 울었다 별 짓을 다하는 동안 하나님은 언제나 동일하다.
이게 제일 빡치는 일이다.
내가 개ㅈㄹ을 하면 상대도 같이 개ㅈㄹ을 해야 덜 쪽팔린데 하나님은 그냥 같은 얼굴로 다시 전처럼 나를 만난다.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쌩쑈를 하는 동안 평소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얼굴을 하고 다시 시작한다.
오늘 아침 문득 하나님은 애착에 문제가 있는 내가 항상성을 모른다고 말을 걸어오신다. 듣기 싫어.
듣기 싫은 그 말씀이 뭔지 알겠는 건 뭐니?
항상성은 언제나 같은 거야.
내가 별 짓을 다하고 돌아다닌 후에 다시 돌아가도 같은 바위에 같은 나무가 서 있는 것. 이렇게 말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바위가 파헤쳐지고 나무가 잘려나간 폐허를 상상하지만 그런 참담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 것. 그것을 경험하는 일이 나에게 필요하다고.
한 번도 항상 같은 사람을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내게 하나님은 이 항상성을 말씀하신다.
제기랄 내가 이래서 욕을 못 끊는다.
그 무시라고.
뭐가 그리 어려워서 하나를 그냥 못 배웠을까.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는 항상성을 주어야 하는 사람이로구나. 생각하니.
내가 외로운 이유를 알겠다.
나는 외로울 수밖에 없구나.
그래서 하나님은 나에게 무능하시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