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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영 Jun 07. 2024

상한 갈대

새벽#38일차 이사야 42:1-13

(이사야 42:1-13)
1.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자 곧 내가 택한 사람을 보라 내가 나의 영을 그에게 주었은즉 그가 이방에 정의를 베풀리라
2. 그는 외치지 아니하며 목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며 그 소리를 거리에 들리게 하지 아니하며
3.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
4. 그는 쇠하지 아니하며 낙담하지 아니하고 세상에 정의를 세우기에 이르리니 섬들이 그 교훈을 앙망하리라
5. 하늘을 창조하여 펴시고 땅과 그 소산을 내시며 땅 위의 백성에게 호흡을 주시며 땅에 행하는 자에게 영을 주시는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6. 나 여호와가 의로 너를 불렀은즉 내가 네 손을 잡아 너를 보호하며 너를 세워 백성의 언약과 이방의 빛이 되게 하리니
7. 네가 눈먼 자들의 눈을 밝히며 갇힌 자를 감옥에서 이끌어 내며 흑암에 앉은 자를 감방에서 나오게 하리라
8. 나는 여호와이니 이는 내 이름이라 나는 내 영광을 다른 자에게, 내 찬송을 우상에게 주지 아니하리라
9. 보라 전에 예언한 일이 이미 이루어졌느니라 이제 내가 새 일을 알리노라 그 일이 시작되기 전에라도 너희에게 이르노라
10. 항해하는 자들과 바다 가운데의 만물과 섬들과 거기에 사는 사람들아 여호와께 새 노래로 노래하며 땅 끝에서부터 찬송하라
11. 광야와 거기에 있는 성읍들과 게달 사람이 사는 마을들은 소리를 높이라 셀라의 주민들은 노래하며 산 꼭대기에서 즐거이 부르라
12. 여호와께 영광을 돌리며 섬들 중에서 그의 찬송을 전할지어다
13. 여호와께서 용사 같이 나가시며 전사 같이 분발하여 외쳐 크게 부르시며 그 대적을 크게 치시리로다


상한 갈대를 꺾는 일

회사에 신입직원을 채용하는 일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자기개발을 열심히 해 온 지원자들 중에서 역량적으로 충분히 경쟁력있고, 맡겨질 업무와 역할에 대한 자질을 갖추었으며, 조직에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인재를 “골라야”한다. 그동안 채용면접관으로서 수많은 지원자를 마주하며 그 분들이 갖춘 역량과 자질을 발견하기 위해 주어진 시간과 프로그램 안에서 나름 최선을 다해 살펴왔다. 본인 역시 고단했던 취준생 시절을 겪어왔던 터라 지원자들이 긴장을 많이 해서 자기 실력을 보이지 못하면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그렇지만 내가 그 자리에서 해야하는 일은 사람을 추려내는 일이었다. 누군가 역량이 떨어지고, 부족한 사람을 찾는게 아니라, 남들보다 좋은 자질과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인재를 발견하는 것이 나의 임무였기 때문에 이에 합당한 지원자를 제외한 나머지 분들에게는 죄송하게도 ‘더 나은 기회를 위해’ 라는 응원을 드리고 보내야했다. 내가 좋아하는 표현은 아니지만 성경에서는 세상이 “상한 갈대를 꺾고, 꺼져가는 등불을 끈다.”라고 되어있다. 내가 하는 일이 마치 이런 것과 비슷한 것 같아서 늘 채용면접이 끝나고 나면 내 마음을 달래느라 힘이들었다.


지난 달에도 신입공채면접을 하고 왔는데, 이번에는 유독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는 지원자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 개의 면접조에서 잘하는 사람 2~3명만 발견하면 되는 일인데, 내 마음에, 내 머리에 자꾸 남는 사람은 마지막 순위의 사람이었다. 과도하게 긴장을 하셨는지,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간신히 말을 이어나가는 모습에 조마조마했다. 예수님은 이땅에 오셔서 상한 갈대를 꺾지않고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않으신다 하셨다.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모습이 세상과 대조적이었다. 물론 내 앞에 앉아있는 지원자분들이 사회적 약자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채용면접 현장에서 본연의 실력발휘가 안되는 그 순간 만큼은 남들에 비해 약자일 수 밖에 없었다.


나도 상한 갈대이다

나도 상한 갈대였다. 나도 여러번 꺾임을 당했다. 이 세상은 무한경쟁을 사회다. 흔히 하는 말로 강한 자가 살아남고 약한 자는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지금도 여전히 나는 어디에 던져지는가에 따라서 상한 갈대일 수도 있고 꺼져가는 등불일 수도 있다. 그것은 경쟁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나의 생명에 관한 것일 수도 있다. 의사분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내가 가장 마음 졸여할 때는 의사가 환자에게 ‘가망(可望)‘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이다. 자기자신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 환자의 심정을 전에는 헤아리지 못하였으나, 부모님께서 아프신 경험을 겪고 나니, 상한 갈대가 되어가고 꺼져가는 등불로 취급받는 환자와 환자가족의 심정에 감정이 동화(可望)되었다.


이런 나에게,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상한 갈대와 같은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며 하나님이 주신 메시지는 희망적이다. 마치 간절한 마음으로 취업면접을 보러 온 지원자들에게 “전원합격” 이라며 단 한명도 탈락시키지 않겠다는 깜짝발표와도 같다. 아파서 치료받는 모든 환우(患友)들에게 우리들 모두는 결국 완쾌(完快)될 것이라는 가망의 소식을 듣는 것과도 같다. 이와같은 복 되고 즐거운 소식을 날마다 전하며 희망있는 하루 보냈으면 좋겠다.


“Job interview”<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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