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song Apr 17. 2016

그때는 그게 제일 힘든 줄 알았지

너의 아픔 너의 아픔

중학생이었던 어느 날

학교에서 성적표가 나왔다


내 점수에 화가 나기도 하고

열심히 했는데 잘 나오지 않은 점수에

속상해 집에 가서도

멍 때리며 반찬 없이 맨밥만 한 공기 먹었다


그땐 그게 가장 힘든 줄 알았다


고등학생 때 나는 노력했지만

쉽지 않은 인간관계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열심히 울었다


그때는 또 그게 제일 힘든 줄 알았다


이런저런 일들을 다 겪었다고

이제 나는 어떤 일이든 다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세상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든 일들이 많았고


지나고 보면 저런 일들은

정말 사소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다시 저때의 나로 돌아가더라도

나는 같은 고민을 했을 거고

비슷한 크기의 아픔을 느꼈을 거다


15살 땐 15년 인생에서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 일을

15살 때 겪었기에 그때가 제일

힘든 줄 알았던 것이고


18살 때는 전에 있던 일들보다

더 힘들다고 생각한 일을

18살 때 겪었기에 그때가 제일

힘든 줄 알았겠지


그 일이 지나고

또 다른 일들을 경험했기에

저런 경험들이 벌거 아니라고

느낄 수 있었던 것일 거다


세상에 안 힘든 사람 없기에

모두가 힘들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다 같은 처지에 있다고 생각하고

서로 의지하며 버텨야 한다


앞으로도 나 그리고 우리에게는

지금보다도 더 위험한 허리케인

같은 존재의 경험이 올 것이다


하지만 이게 가장 힘든 시기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예측한다


예상치 못한 상황은 언제나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고 있다는 것


어릴 때와 다른 점은

 일이 살면서 가장 힘든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가장 힘든 일이 아닐 거라는 점에

기뻐해야 하나

앞으로 더 힘든 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에 슬퍼해야 하나


웃픈 아이러니다

이전 14화 인생에 쉬운 게 없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