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림책 노선이 바뀌게 된 첫 시작 이야기
아이들을 위한 잠자리 그림책을 만들겠다고 스토리보드와 가제본의 형태까지 진행을 했었다.
이전에 초보 창작자들에게 멘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 서비스가 있어서 신청을 했었는데,
그림책 작업을 혼자 하면서 그 사실을 잊고 있을 즈음에 갑작스럽게 멘토분을 소개받게 되었다.
그림책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은 아니었지만,
창작과 예술분야 전반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었고, 충분히 그림책 출판과 관련하여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들이었다.
첫 만남.
낯설고 어색한, 내 삶의 바운더리 안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분야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조언과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도 나 같은(?) 사람을 처음 만나는 것이었다.
나 같은 사람이라 함은 예술분야의 전공자도 아닐뿐더러,
그 분야의 현장에서 일하거나 경력이 있지도 않은,
그저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젊은 아줌마.
그림과 그림책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과연 이 사람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 사람인지,
앞으로 계속해나갈 수 있는 사람인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인물.
두 멘토분들이 예상했던 방향과 다른,
아주 기초부터 하나하나 배워가야 하는 하얀 백지 같은 인물이 나였다.
하지만 전문가 포스 풀풀 풍기는 두 멘토분들은
나의 두서없는 이야기와 과정, 그리고 조금씩 해온 결과물들을 어렴풋이 보고서,
나에게 맞는 기준점을 제시해 주었고, 그리고 나아갈 방향까지 컨설팅을 해주셨다.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은 나에게는 그림책 작가다운 면모가 필요했다.
나의 철학, 그리고 그것을 담고 있는 나라는 사람.
결국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함께 찾아가고 만들어가기 위해서 나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을 만들어보기로 하였다.
나의 포트폴리오가 될 수도 있고, 나의 첫 그림책이 된다.
나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을 만든다는 아이디어가 너무 신선하고 가슴 뛰는 일이 되었다.
가슴이 뛴다는 것은 설렘의 느낌도 있지만, 감이 오지 않는 주제의 그림책 작업에 긴장이 되고 호기심과 걱정이
수반된 복합적인 감정이었다.
누가 나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두 멘토분들은 자신 없어하는 나에게
오히려 응원과 관심을 보여주셨다.
두 멘토 분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 안에서 최대한 좋은 결과물을 내고, 작가로서 도약할 수 있는
첫 스타트가 되게 해 주시겠다고 하셨다.
그것은 결국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이 모든 시작과 과정에서 나의 행동과 열심에 따라서 멘토링의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그렇지만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처럼 내 작업에 대한 새로운 제안과 그것을 함께 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이 나에게 있어서는 반절이나 걸음을 뗀 것처럼, 큰 시작이 되었다.
8월의 어느 날 알게 된 두 멘토와의 만남과 나의 새로운 그림책 작업이
앞으로 어떤 변화와 결과를 가져다줄까.
들뜨고 신나는 새로운 날들이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