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
봉숭아
여름 내내
꽃물만 붉게 물들이고
너는 끝내 오지 않았다.
작은 손톱에 스며든
너의 얼굴
내 마음의 꽃물은
아직도 시들지 않았다
꽃잎 위에
남겨둔
발자국 소리
첫눈이 오면
그리움이
덮일까?
울밑에 선 봉선화
꽃잎 따다 찧어
손가락에 감아두고
괜스레 설레며
고운 꽃물 들길 바라던 밤,
꿈속에서도 붉게 웃었다.
손톱 끝에서
조금씩 사라지는 꽃물을 보며
괜히
첫눈을 기다렸다.
첫사랑도 그렇게
희미해지고,
내 마음엔 늘
어릴 적 동무같이
다정한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