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

여명(黎明)

by 보리

여명(黎明)



호수는

어둠의 무게를

가만히 끌어안고 있었다.



밤의 끝자락을 지우며

아무도 밟지 않은

시간을 건너



샛별 하나

남은 어둠을 달래며

온몸으로 버티고 있다.



산능선 뒤에서

고운 선홍빛 옷을 갈아입은

빛은

조용히 어둠의 문턱을 넘는다.



새벽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은

넘어진 자리에

희망도 함께

엎드려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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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둠의 그림자가 남아있는

숲길을 걷다 보면


어둠을 닮은 네 얼굴을 지나가고

구부린 마음하나

낙엽처럼 스친다.


검은 하늘에

샛별 하나 흔들리며

이름 없는 이름들

누구를 부르는지 모르겠다.



숲 사이로,

어둠을 밟고 온 여명이

어제의 후회를

다정하게 다시 쓰라며

등을 토닥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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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작은 소망을 스쳐

빛의 등을 밀어주고 떠나는

어둠의 발자국이 보인다.


빛이 그리는 우주의 무늬는

변화무쌍하기 짝이 없어서

그 색을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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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능선 너머,

해는 아직 떠오르지 않았지만

빛은 이미,

눈부시게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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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없었다면

내가 얼마나 간절한가를

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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