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꽃
상추꽃
참 묘하다.
잘리고 찢기고 씹히며
늘 누군가에게 뜯겨
덕지덕지 흉터를 안고도,
저리도
순하고 착한 얼굴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떼어내고, 또 떼어내도
다시 푸른 잎을 내밀어
욕망의 입안에 기꺼이
잘근잘근 씹히는 동안에도
저렇게 말갛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우리가 씹어댄 것은
그저
빛과 어둠이 함께 한
너의 그림자였을 뿐,
수없이 뜯겨나가
자신조차 잊었던 얼굴,
흉터투성이의 줄기에서
상처마다 되살아난
연노랑 꽃송이.
상처는 흉터가 아니라
꽃으로 가는 길.
조용히 웃으며 드러낸
너의 진짜 얼굴.
너 아직 거기 있었니?
내가 버린 나.
고춧대 아래에서
피어난 연 노란 상추꽃을 보며 울컥한다.
수없이 뜯기고도
상처투성이 꽃대를 올려
끝내 꽃을 피워내다니.
쓰리디 쓰린 맛을 모아
줄기를 세우고
노란 별빛 같은 얼굴을 내밀고 있다.
힘들 때마다
상추꽃을 떠올리리라.
상처는 끝이 아니라
내일의 시작임을
상추꽃이 잊지 말라 한다.
상처받은 자리마다
씨앗이 맺히고
그 씨앗에서 다시
푸른 잎들이 돋아날 것이다.
수없이 잘려나가
자신의 얼굴조차 잊혀질 무렵,
모든 것이 끝났다고 여길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꽃을 피운다.
상처도 꽃이 될 수 있음을,
흉터가 빛으로 남을 수 있음을,
너, 아직 거기 있었구나.
꽃 말
나를 해치지 마세요
냉정
이름
상추의 사투리 부루, 부리, 불기, 상치, 상초, 생추, 생초, 상채, 상췌, 상취, 송추, 부상추, 푸상추 등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 고려)에는
와거(萵苣), 백거(白苣)
동의보감(東醫寶鑑, 조선)에는 상추 항목이
“와거(萵苣) — 부루(우리말)” 로 표기됨
다른 말로는 비싼 채소라 하여 천금채(千金菜)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2가지 다른 이야기가 전해짐
송나라 때의 ‘청이록(淸異錄)’과 ‘묵객휘서(墨客揮犀)’에는 수나라 상인이 외국 상인에게 비싸게 주고 구입하였기 때문이라 기록 우리나라의 고서 ‘해동역사(1765)’에는 맛이 좋아 수, 당(唐) 사람들이 고구려에서 비싼 값에 사들였기 때문이라 기록
상추 효능
정신 안정, 숙면 유도,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며, 비타민과 철분, 칼슘 등이 풍부해 빈혈 예방, 뼈 건강 증진, 피부 미용 및 눈 건강 개선
쌈, 그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해? - 쌈 채소의 제왕, 상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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