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나팔꽃
시간이 눌러앉은
빈집 마당엔
바람이 드나들며
잡초를 키우고
녹슨 우편함 위에
나팔꽃이 피었다.
떠난 이의 마음이
꽃으로 돌아온 것일까.
우편함 속엔
까만 씨앗 하나,
쓰다 만 편지처럼
뒹굴고 있다.
매일 피었다 지는
그리움은
아직 이 집에 산다.
어린 시절 꽃밭에는
채송화, 봉선화, 분꽃, 족두리꽃이 피어있었고
이른 아침
잠이 달아날 정도로
눈이 시린 청보라 나팔꽃이
대문옆에서
하늘을 밀어 올리고 있었다.
별빛에 물들기 위해
밤을 새운 듯한 파란 마음 위로
새도 깨어나고, 닭도 울었다.
그 꽃들이 촌스럽다 여겨지다
이제는 보기 드문 꽃이 되어
아쉽기만 하다.
나팔꽃을 심었다.
덩굴이 소나무를 뒤덮어
지붕을 만들어 씌웠다.
떠나온 고향집 마당에도
어쩌면 지금,
무성한 그리움이 피어있을 것이다.
나팔꽃 꽃말
나팔꽃 꽃말은 기쁜 소식, 허무한 사랑, 죽음을 초월한 사랑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또 색깔별로 다른 꽃말이 전해지기도 한다.
파란색
- 끈끈한 정, 덧없는 사랑, 짧은 사랑
분홍색
- 안락하고 흡족한 기분
보라색
- 냉정·평정
흰색
- 넘치는 기쁨
붉은색
- 덧없는 정열적인 사랑
나팔꽃 전설
옛날 중국의 한 마을에 뛰어난 화공과 아름다운 아내가 살고 있었다.
새로 부임해 온 호색한 원님이 그 소문을 듣고 화공의 아내를 탐하여 억울하게 잡아 가두었고, 수청을 들면 집으로 돌려보내 주겠노라고 화공의 아내를 회유해 보았지만, 그녀는 끝까지 서방님을 향한 일편단심으로 거절하였다.
화가 난 원님은 아내를 성곽 제일 높은 쪽방에 가두어 버렸다고 합니다.
남편 화공은 아내를 그리워하다 병이 들어 세상을 떠나며, 그림을 성벽 아래 묻고 죽고 말았다.
그 뒤부터 아내의 꿈에 나타난 남편은
"여보~ 난 매일 밤 당신을 만나기 위해 몰래 성벽을 오르지만, 성을 다 오르기도 전에 날이 밝아와, 말도 못 하고 그냥 떠나 옵니다"라고 말했다.
매번 같은 꿈이 반복되자 이상하게 여긴 아내는 이른 아침잠에서 깨어, 성벽 아래를 내려다보았더니
성벽을 열심히 타고 올라오는 꽃 하나를 발견하고 아내는 그 꽃이 남편임을 깨닫고서 꽃이 성을 다 오를 때까지 기다려 보았지만, 해가 뜨자 꽃은 성을 다 오르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렸다.
다음날 아침에도 성벽을 내려다보았지만, 꽃은 성벽을 다 오르지 못했는데 아내는 애타는 마음으로 꽃이 성벽을 오르는 새벽에 남몰래 성벽 아래 꽃을 내려다보며 못다 한 사랑을 속삭였다.
그러자 꽃은 아내의 작은 목소리를 더 잘 듣기 위해, 꽃잎이 나팔 모양으로 벌어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