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잎 유홍초(留紅草)
둥근 잎 유홍초(留紅草)
그날 이후
나는 한 번도
너를 부르지 않았다
피었다 시들고
다시 피어나
그렇게 젖어가며
감아올린 하늘.
웃으며 돌아서던
네가 떠난 자리
그 시간에
촛불 하나 켜두었다.
아무 말 없이
여름이 저문다.
유홍초(留紅草)
머무를 留, 붉을 紅, 풀 草.
촛불 하나 켜놓고
여름 끝에 피어
사랑을 기다리는 꽃.
아메리카에서 건너와
나의 장미덩굴을 삼켜버린
잡초 같은 꽃.
한 해 살이라지만
씨앗 번식이 너무 왕성해서
볼 때마다 마음이 심란하다.
꽃으로 왔다가
잡초가 된 이름,
덩굴손마다 간절한 기도가 매달렸다.
콩밭에 한 포기만 있어도
수확이 삼 할은 줄어든다는 지식,
유홍초를 찾다가
‘한국 잡초학회’가 있다는 것도 알았고,
잡초 DB에 떡하니 자리 잡은
꽃 같은 잡초
그러나 작은 꽃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기도를 담은 촛불 같다.
이제 보내야 하는데,
왜 그리 왼쪽으로만 감아 오르는지.
적자도 아니고 다른 품종과 교배에서
태어난 교배잡종이라 구박데기 잡초가 되었나?
간절한 마음으로 켜놓은 촛불 같은 꽃
꽃인 듯
잡초인둣
나도 그렇다.
꽃 말
영원히 사랑스러워
유홍초(留紅草)
열대 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유홍초(학명 Ipomoea quamoclit)는 메꽃과에 속하는 덩굴성 한해살이풀이다. 잎의 생김에 따라 새깃유홍초와 둥근잎 유홍초로 나뉜다.
꽃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피고, 작고 별 모양의 나팔꽃을 닮았으며 흰색이나 분홍색도 있다.
새깃유홍초가 원래 유홍초이고, 다른 식물과 교배로 얻어진 교배잡종이 둥근잎 유홍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