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

둥근 잎 유홍초(留紅草)

by 보리

둥근 잎 유홍초(留紅草)



그날 이후

나는 한 번도

너를 부르지 않았다



피었다 시들고

다시 피어나

그렇게 젖어가며

감아올린 하늘.



웃으며 돌아서던

네가 떠난 자리

그 시간에

촛불 하나 켜두었다.



아무 말 없이

여름이 저문다.


유홍초5.jpg





유홍초(留紅草)


머무를 留, 붉을 紅, 풀 草.


촛불 하나 켜놓고

여름 끝에 피어

사랑을 기다리는 꽃.


아메리카에서 건너와

나의 장미덩굴을 삼켜버린

잡초 같은 꽃.


한 해 살이라지만

씨앗 번식이 너무 왕성해서

볼 때마다 마음이 심란하다.


꽃으로 왔다가

잡초가 된 이름,


덩굴손마다 간절한 기도가 매달렸다.


유홍초7.jpg


콩밭에 한 포기만 있어도

수확이 삼 할은 줄어든다는 지식,


유홍초를 찾다가

‘한국 잡초학회’가 있다는 것도 알았고,


잡초 DB에 떡하니 자리 잡은

꽃 같은 잡초


그러나 작은 꽃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기도를 담은 촛불 같다.


이제 보내야 하는데,

왜 그리 왼쪽으로만 감아 오르는지.


적자도 아니고 다른 품종과 교배에서

태어난 교배잡종이라 구박데기 잡초가 되었나?


간절한 마음으로 켜놓은 촛불 같은 꽃


꽃인 듯

잡초인둣


나도 그렇다.


유홍초4.jpg






꽃 말


영원히 사랑스러워




유홍초(留紅草)


열대 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유홍초(학명 Ipomoea quamoclit)는 메꽃과에 속하는 덩굴성 한해살이풀이다. 잎의 생김에 따라 새깃유홍초와 둥근잎 유홍초로 나뉜다.


유홍초 새깃.jpg 자료출처: [포토친구] 새깃유홍초


꽃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피고, 작고 별 모양의 나팔꽃을 닮았으며 흰색이나 분홍색도 있다.

새깃유홍초가 원래 유홍초이고, 다른 식물과 교배로 얻어진 교배잡종이 둥근잎 유홍초이다.


유홍초6.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