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

천일홍

by 보리

천일홍



편지를 쓰다 말고

네 이름을 수없이 적었다.



그 아래 작게,

잘 지내니?



묻고 나니

괜히 눈물이 난다.



계절이 바뀌고

사람도 떠나고



말도

꽃도

사랑도

자고 깨면 시드는데,



오래된 사진처럼

바랜 기억 속에

붉은 마음은 지워지지 않았다.



잊으려 할수록

또렷한 얼굴



네가 머물다 간 자리마다

피어난 꽃



그게 너였다.

아니, 어쩌면, 나였다.



그리움은

참 오래도 피어 있더라.


Beautiful Natural Scenery Aesthetics Mood Photo Collage.png





붉은 구슬을 하늘에 매단 듯

동그란 얼굴로 피어나

한 번 맺은 인연

천 날을 지나도 끊어지지 않는

매듭 같은 약속을 지키며,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겨울 마른 꽃대 끝에서도

여전히 선명한 얼굴로

하얀 눈송이를 맞으며

변치 않는 기다림을

이어가는 꽃.


그 기다림이

아프도록 아름답다.


금방 지는 꽃이 아쉬워

작년엔 천일홍을 많이 심었다.

꽃을 꺾어 창가에 걸어두니

계절이 몇 번을 바뀌도록

변함없이 피어있는 꽃.


사람은 떠나고

마음은 멀어지지만

끝내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건

꽃 같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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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말


영원한 사랑



천일홍의 다른 이름들


천년홍(千年紅): 꽃이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


여송국(呂宋菊): 필리핀의 옛 이름인 여송(呂宋)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추정


장생화(長生花): 오래 살아간다는 의미로, 꽃이 오래 지속된다는 점에 붙여진 이름


곤수화(滾水花): 둥근 모양의 꽃이 굴러가는 듯한 모습에서 유래된 이름


천날살이풀: 북한에서 사용되는 이름으로, 역시 꽃이 오랫동안 피는 특성에 빗댄 이름


Globe Amaranth: 천일홍의 영어 이름으로, 둥근 모양의 꽃이 특징으로 붙여진 이름



천일홍은


비름과(Amaranthaceae)에 속하는 한해살이풀.


원산지 : 인도, 중앙아메리카 등 열대 아시아 및 아메리카.


형태 : 키 30~50cm 정도, 줄기는 곧게 서며 마주나는 타원형 잎을 가짐.


꽃 : 실제 꽃은 작고 눈에 잘 띄지 않으며, 보이는 붉은·자주·분홍·흰색의 둥근 구슬 모양은 꽃받침(화탁)이 발달한 것.


개화기 : 초여름(6월)부터 늦가을(10월)까지 오랫동안 피며, 건조해도 색이 바래지지 않아 드라이플라워로 널리 쓰임.


특징 : 더위와 건조에 강하고, 토양 적응력이 뛰어나 잘 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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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홍 전설


옛날, 가난하지만 서로를 사랑하며 살던 부부가 있었다.


남편은 아내와 함께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장사를 떠났고, 아내는 그 길을 말렸지만 끝내 남편은 집을 나섰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고, 아내는 언덕 위에 올라 남편이 떠난 길을 바라보며 하루하루 기다림을 이어갔다.


지쳐가던 아내는 언덕에 핀 꽃이 시들 때까지만 기다리자고 다짐했으나, 꽃은 시들지 않고 오랫동안 붉게 피어 있었다.


그 꽃이 바로 변치 않는 사랑을 상징하는 천일홍이라 전해진다.


남편은 큰돈을 벌어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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